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품고 사업 발굴…2030년 매출 10조 목표
시장선 NAV 할인 불가피…투자 성과·주주환원이 몸값 좌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카카오가 인적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카카오X를 테크핀과 콘텐츠,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키운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인공지능(AI) 사업은 신설 카카오AI로 넘기고 카카오X는 기존 핵심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사가 내세운 경쟁력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경험, 약 6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여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카카오X가 실질적으로 투자회사 성격을 띠는 만큼 보유자산의 순자산가치(NAV)에 일정 수준의 할인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출처: 카카오]
◇ 뱅크·페이·엔터·모빌리티 품은 '투자 카카오'
26일 앞서 카카오가 제시한 분할 구조에 따르면 카카오X에는 테크핀 부문의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콘텐츠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의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배치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를 기반으로 기존 사업군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핵심 사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역할도 맡는다.
단순히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자본을 배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카카오는 디지털은행과 간편결제, 웹툰·웹소설, 모빌리티 등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성장시킨 경험을 카카오X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두나무와 당근, SK스퀘어, SK텔레콤, 카도카와 등에 투자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한 경험도 강조하고 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기자설명회에서 피지컬 AI와 가상자산, 글로벌 팬덤 운영체제(OS) 등을 향후 적극 지원할 분야로 거론했다.
카카오X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도 계열사의 순자산가치(NAV) 성장과 할인율 축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카카오]
◇ 6.4조 투자여력…2030년 매출 10조 목표
이를 뒷받침할 투자재원으로 회사가 제시한 금액은 약 6조4천억원이다.
카카오X 자체 투자재원이 2조3천억원,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투자재원이 4조1천억원이다.
자체 재원은 두나무 지분 매각대금 1조5천억원과 일본 카도카와 주식 4천억원, SK텔레콤 주식 4천억원으로 구성된다. 계열사 재원은 테크핀 2조6천억원, 콘텐츠 1조원, 모빌리티 5천억원이다.
다만 6조4천억원 전체가 카카오X 본체가 보유한 현금은 아니다. 4조1천억원은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재원이고 자체 재원 가운데 8천억원은 상장주식이다.
카카오는 이 재원을 활용해 기존 핵심 사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해 카카오X의 매출을 2025년 5조6천억원에서 2030년 1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평균 성장률로는 약 13%다. 최근 12개월 기준 카카오X 사업군의 매출은 5조5천억원, 영업이익은 4천60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카카오X가 지주회사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 계열사를 관리하면서 직접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회사라는 의미다.
[출처: 카카오]
◇ 시장 평가는 결국 NAV…할인율 낮출 수 있나
다만 회사가 '지주회사'라는 표현에 선을 긋는 것과 시장이 카카오X를 평가하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다.
카카오톡이라는 핵심 사업이 빠지는 만큼 시장에서는 카카오X의 기업가치를 매출이나 이익에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기보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엔터테인먼트·모빌리티 등 보유 지분의 가치를 합산한 순자산가치(NAV)를 중심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카카오X 역시 주요 자회사들이 이미 상장되어 있어 NAV 할인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할인율을 낮추려면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과 성공적인 핵심 사업 발굴·육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X 주요 지분의 실효가치를 11조1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지주회사에 통상 30~6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의 공감을 얻을 새로운 사업 전략이 증명될 때까지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카카오X 가치 산정도 차이가 났다.
대신증권은 10조8천억원, 키움증권은 13조5천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평가 방식과 할인율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결국 카카오X가 어느 정도의 NAV 할인을 받을지가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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