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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팀 쿡-①] 脫 잡스에서 4조 달러 제국의 수장이 되기까지

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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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플랫폼 제국을 이끈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수장에서 물러납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애플을 바꾼 팀 쿡 체제의 명과 암을 되짚어보고, 팀 쿡 시대가 떠안은 향후 과제인 반도체 수급 문제와 인공지능(AI) 시대의 생존 전략에 대해서 조망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15년간 애플을 이끌었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9월 1일부터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을 맡을 예정이다. 차기 CEO로는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이 취임하게 된다.

쿡 CEO 체제하에서 애플은 기술적 격변에 다소 뒤처졌고 스티브 잡스처럼 혁신을 불러오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쿡 CEO는 애플을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데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스티브 잡스 시대가 기술 혁신으로 정의된다면 팀 쿡 시대는 탁월한 재정적 성장의 시대였다"고 정의했다.

◇ 서비스 부문 성장으로 일궈낸 시총 4조 달러

팀 쿡이 CEO에 올랐던 2011년 당시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천50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고,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4조5천억 달러(한화 약 6천223조5천억 원)를 넘어섰다. 쿡 CEO 체제에서 애플의 시가총액은 10배 이상 성장했다.

연간 매출은 2011 회계연도 1천80억 달러에서 2025 회계연도 기준 4천161억 달러로 약 4배 증가했다. 애플은 2026 회계연도 3분기에 1천9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1년 연간 매출을 단 한 분기 만에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달 배런스는 팀 쿡 CEO를 '2026년 최고의 CEO' 명단에 선정하며 "쿡은 재임 기간 동안 매출을 300% 증가시켰고 회사의 시가총액은 4조 달러 이상 급증했다"며 "쿡이 투자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움을 남길 것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쿡 CEO는 애플을 아이폰을 파는 단순 하드웨어 기업에서 아이폰을 기반으로 구독과 서비스 등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변화시켰다. 쿡 CEO는 아이클라우드와 애플 뮤직, 애플 TV, 애플페이 등 소비자가 아이폰을 구매한 뒤에도 애플 생태계에 계속 머물도록 장치를 만들어냈다.

실제 2011년 애플의 서비스 관련 매출은 약 90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5 회계연도 서비스 매출은 1천91억6천만 달러로 15년 사이 10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 부문은 현재 애플 전체 매출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에는 앱스토어에서 애플이 받는 수수료와 아이클라우드 백업 구독, 광고, 애플페이, 애플 뮤직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돼있다. 한 전문가는 "애플 생태계의 일원이 된 사람들은 매년 애플에 조금씩 더 많은 돈을 쓰게 된다"고 짚었다.

2025년 앱스토어의 주간 평균 이용자는 8억5천만 명에 달했고 2008년 이후 개발자들이 애플 플랫폼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5천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서비스 사업 부문이 월트 디즈니와 테슬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네슬레의 연간 매출 전체를 합친 것보다 크다.

쿡 CEO의 애플은 차세대 하드웨어 출시 성공 여부에 좌우되지 않고 서비스를 독립적인 매출 항목으로 분리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됐다.

◇ 공급망 혁신…중국 의존도가 남긴 과제는

팀 쿡은 CEO가 되기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시절부터 공급망 혁신에 힘썼다.

쿡의 지휘 아래 애플은 2000년경부터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100개국 이상에 걸쳐 수억 대의 기기를 매년 생산하고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쿡 CEO의 공급망 관리 능력은 관세 등 공급망을 뒤흔든 대형 난관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부각됐다. 2019년 애플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받을 위기에 처했을 때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관세가 아이폰 가격을 인상시키고 삼성과 같은 해외 경쟁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폰을 포함한 여러 전자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에 대규모 수입 관세를 발표하자 쿡 CEO는 애플의 미국 투자 계획을 4년간 6천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수입 전자제품 관세에서 면제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액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쿡 CEO의 공급망 혁신이 미중 갈등 격화와 인공지능(AI) 붐 속에 AI 및 반도체 수급 등 큰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9월 1일부로 팀 쿡의 뒤를 이어 CEO가 될 존 터너스가 사내에서 큰 위험을 감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가를 듣는 점에서 그가 AI 시대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존 터너스는 애플의 하드웨어 책임자로서 아이폰의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고 인텔 칩에서 애플 칩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 팀에 합류해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됐고 2021년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으로 경영진에 합류했다.

월가는 터너스 신임 CEO가 투자 확대와 대규모 인수 합병 추진, 혁신 강화 등을 통해 애플의 AI 전략을 전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터너스 신임 CEO 체제에서도 애플의 핵심 사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애플이 이전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기회도 있다"고 분석했다.

터너스에게 CEO직을 이양하지만 쿡 CEO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애플에 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쿡 CEO는 "터너스가 CEO로 취임한 후에도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필요할 때마다 지식과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애플은 제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한 바 있다.

◇ 현금을 쌓던 기업에서 주당 가치로 환원하는 기업으로

쿡 CEO는 애플이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사용하는 방식도 바꿨다.

스티브 잡스 시대 애플은 현금을 쌓아두는 기업이었다. 잡스는 주주들에게 현금을 환원하라는 요구에 저항하며 보유 현금을 연구개발과 매장 확장, 회사 성장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었다.

하지만 쿡 CEO는 취임 이듬해인 2012년 당시 1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 보유액을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애플은 3년간 450억 달러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발표했고 2013년에는 이를 1천억 달러로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이 조치를 월가에 대한 투명성 제고를 위한 첫걸음으로 해석했다.

애플은 쿡 CEO 체제에서 총 8천7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쿡이 CEO로 취임할 당시 약 260억주였던 유통 주식 수는 지난 7월 기준 146억주로 감소했다. 유통 주식이 줄어들면서 2011년 초 매입한 1주당 기업 소유 지분율 가치는 80% 가까이 올랐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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