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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팀 쿡-③] '안티 AI' 기업의 AI 생존 전략은

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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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애플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동시에 대부분의 기업이 부러워할 수준의 잉여 현금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불편한 시선도 늘 뒤따른다. '안티'(anti)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알려진 애플이 언제까지 자체적인 AI개발을 미루느냐는 것이다.

26일 애플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다른 대형 기술 기업들과 달리 자체적으로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구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이는 AI가 소비자 기술의 핵심 특징이 되는 시대에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촉발하고 있다.

◇ 아이폰의 AI를 안드로이드에 맡기는 위험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의 행보가 상당한 취약점을 내포한다고 지적한다. 애플의 명성은 완벽하고 최고 수준의 사용자 경험에 기반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다른 회사의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통제력과 차별성을 모두 잃을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회사가 아이폰의 AI를 담당하게 된다면, 아이폰을 구매하는 데 드는 프리미엄 가격은 과연 얼마냐는 의문으로도 이어진다.

AI 관련 지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애플의 전략은 재무제표 관리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제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경쟁사들의 서비스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는 구글 제미나이에 의존하고 있고, 구글 클라우드 내의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게다가 애플은 새로운 AI 기능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대체로 최신 아이폰으로 교체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만 언급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챗GPT나 클로드 같은 독립형 AI 서비스에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이런 모호함은 더욱더 커다란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은 프리미엄 기기와 급성장하는 서비스가 긴밀히 결합한 특유의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AI가 이를 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도 작년은 물론 올해까지 기업가치 배수에서 압박받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 "애플, 막대한 AI 투자 경쟁에서 벗어난 승자"

다른 한편에서는 애플이 오히려 기업의 본질을 재정립하며 AI 시대에 영리한 생존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애플은 최고의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에서 승리할 필요가 없고, 궁극적으로 어떤 AI 기술이 승리하든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남아 있으면 된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플이 하이퍼스케일러들과 경쟁하며 AI 인프라를 추구하는 대신 최고의 모델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전략은 애플이 상당한 현금 흐름을 그대로 유지해 주주들을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가능성도 키운다.

애플은 자사 AI 모델의 단점을 알파벳 소유의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보완해 왔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는 구글 제미나이에 의존하고 있고, 구글 클라우드 내의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롯차일드 앤드 코 레드번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소비자의 AI 이용 방식을 지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은 "애플은 AI 모델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기업들이 집행한 막대한 AI 투자를 피했다"라며 "이제 타사의 역량을 들여와 구축한 상태에서, 애플 생태계 내에서 미세 조정된 에이전트형 서비스 모음은 소비자들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구상의 핵심은 아이폰과 애플의 25억5천만 대에 달하는 기기 활성 설치 기반(Installed base)으로 지목됐다.

롯차일드 앤드 코 레드번은 향후 5년간 아이폰 판매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며, 출시를 앞둔 폴더블폰이 판매량과 매출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하드웨어 교체 주기와 서비스의 선순환 주기를 가속화하는 도구로 이해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라며 "이 두 가지가 결합해 애플이라는 기업을 받치는 핵심 수익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임대 vs 자체 개발…애플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AI 모델을 임대할 것인가, 자체적으로 구축할 것인가의 논쟁 이면에 또 다른 고려 사항도 있다. 바로 애플의 서비스 사업으로, 앱스토어와 점점 늘어나는 구독 서비스들을 포함하는 이 부문은 애플의 핵심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제기하는 진정한 위험은 서비스 사업에 있고, 소비자들이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브라우저를 통해 직접 AI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애플은 이런 흐름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애플 투자의 핵심 동력인 고수익 서비스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런 위협은 장기적인 과제로 꼽히며, 애플 생태계는 여전히 상당히 견고하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스스로 AI 운명을 통제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또 다른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가 활용된 '시리 AI'는 이번 가을 대중에 공개된다. 이를 계기로 애플이 비록 직접적인 AI 모델 개발에 발을 담그지 않더라도, AI에 더욱 강력하게 공헌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예상이다.

애플의 기기와 컴퓨터가 많은 AI 작업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시리 AI의 기능은 이들 기기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AI 음성 비서인 시리 AI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될 경우 애플이 자사의 AI 연산 용량을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리 AI를 구동하는 데 드는 초기 비용 부담과 관련한 질문에 팀 쿡 총괄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AI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센터와 임대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혼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팀 쿡은 애플이 자본지출이 아닌 영업 비용 및 기타 항목을 통해 이미 많은 AI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회사가 자본지출을 크게 늘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많은 투자자가 기업들의 AI 지출 증가에 우려를 표하는 시기인 만큼, 애플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라면서도 "시리 AI가 폭발적인 대히트를 기록할 경우에도 이런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시리 AI의 성공은 애플에게 매우 긍정적인 요소가 되겠지만, 동시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본격적인 AI 지출 경쟁에 뛰어들 개연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자료 : 연합뉴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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