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금융기관의 조달처로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활용도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올 하반기 발행의 물꼬를 틔웠다.
8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것은 물론, 사상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하면서 호조를 드러냈다.
유럽 전반의 시장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주금공 커버드본드의 인기가 치솟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30분 만에 완판…유럽 매수 열기 속 커버드본드 활황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 24일 유럽 장 개시 후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 8억유로(약 1조2천800억원)어치 조달을 확정했다.
트랜치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소셜본드(social bond) 형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조달 흐름에 발을 맞췄다.
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17bp를 더했다.
주금공은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24bp를 설정했으나 북빌딩에서 발행액의 3배가량의 주문을 모으면서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거셌다. 북빌딩 개시 후 30여분 만에 이미 발행 예정액을 훌쩍 웃도는 수요가 유입됐다.
다양한 국가의 유럽 기관들이 참여하면서 앞선 조달보다 넓어진 투자자군이 확인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주금공 북빌딩 당일에만 6곳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투자자 모집이 진행되는 등 시장 전반의 발행 물량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인기가 더욱 눈에 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시장이 한동안 휴지기를 가졌던 터라 기관들의 매수 여력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유럽 시장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의 수익률 매력 또한 부각됐다.
한국물(Korean Paper) 커버드본드는 역외물로서의 금리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터라 스프레드 매력이 더욱 강조됐다.
넉넉한 수요에 힘입어 주금공은 발행 스프레드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번 조달로 주금공은 한국물 커버드본드 위상을 한층 높였다.
유럽 역내 발행물과의 금리 차이를 10bp대 수준까지 낮추면서 몸값을 높인 것이다.
2018년 첫 발행 당시 역내 기관과의 금리 차가 50bp 수준까지 확대됐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지난 2018년 한국물 최초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 이후 8년여간 해당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조달처 확장 효과 톡톡…후발주자 대기
최근 원화 시장에서의 조달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주금공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 개척 효과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주금공의 경우 원화 시장에서 선순위 채권은 물론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또한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MBS 미매각마저 심심찮게 등장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AAA' 공기업조차 채권 입찰 후 발행 물량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잇따르는 가운데 주금공은 유로화 커버드본드 시장을 찾아 원화 기준 조 단위 자금 마련을 마쳤다.
이번 발행물은 원화 조달보다도 낮은 금리를 형성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 또한 톡톡히 누렸다.
최근 환율 안정 등으로 통화스와프 여건이 발행사에 불리하게 뒤바뀌면서 외화채 발행 이점이 옅어지기도 했으나 주금공은 발행 스프레드를 대폭 낮춰 이를 완화했다.
뒤이어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 중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부담도 한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주금공에 이어 두 곳의 시중은행이 연달아 조달에 나서는 터라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 유동성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발행에서 기관들의 풍부한 매수세를 확인한 터라 후발주자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 활황을 겨냥한 대기 발행 수요가 상당한 점은 변수다.
여름휴가 시즌 직후 재개된 이번 주 초반의 활황을 확인한 다수의 역내외 발행사들이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캐나다와 싱가포르 등 역외 커버드본드 발행사 또한 다음 주까지 상당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시장 소화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주금공 커버드본드의 국제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다.
커버드본드의 높은 상환 안정성에 힘입어 주금공(무디스 기준 'Aa2') 신용등급보다 2 노치(notch)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 DZ뱅크, ING, 나티시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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