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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디지털자산기본법 표류 우려 속 '키맨' 가상자산과장 교체

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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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이번 주 과장급 인사 단행

초대 가상자산과장 교체키로…업계 술렁

국회의사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작업을 전담해 온 가상자산과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가상자산과 신설 이후 국내 가상자산 정책의 뼈대를 세워온 '키맨'인 만큼 시장에선 장기간 표류 중인 입법 작업이 더 늦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7일 중소폭 규모의 과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최치연 현 자산운용과장의 해외 국제기구 파견과 이동엽 현 보험과장의 부산시 금융창업정책관 임용 등으로 일부 공석이 생긴 데 따른 조치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현안 부서의 진용은 유지한 채 인사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가상자산 정책 뼈대 세운 초대 과장 교체

구체적으로 이번 인사에선 김성진 가상자산과장이 자산운용과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후임은 서나윤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이 유력하다. 임형준 가계금융과장의 경우 이동엽 과장의 후임으로 보험과장을 넘겨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금융과장과 국민지역참여지원과장, 금융데이터정책과장도 속속 연쇄적으로 새 인물로 교체될 예정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특히 김성진 과장의 이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사 확정 땐 후임 가상자산과장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비롯한 가상자산 정책 전반을 처음부터 이어받아야 해서다.

가상자산과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출범한 금융위 첫 가상자산 부서다. 시장 관리·감독과 불공정거래 조사·제재, 가상자산 산업 전반을 규율할 2단계 입법 등을 전담한다. 김 과장은 가상자산과가 신설된 2024년 7월 초대 과장으로 부임해 2년 넘게 부서를 이끌었다.

금융위는 부서 신설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에 파견돼 있던 김 과장의 복귀를 기다릴 만큼 인선에 공을 들였다. 행정고시 46회인 김 과장은 내부에서 금융정책과와 은행과, 자본시장과, 자산운용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과 등 주무 부서를 모두 거친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통상 금융위 과장 보직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1∼2년 맡고 교체되기 때문에 가상자산과장 인사 시점이 이례적인 건 아니다. 김 과장이 2년 넘게 자리를 지킨 것도 막 제도권으로 진입하려는 생소한 시장에 새로운 법체계를 세워야 하는 특수성 탓이 컸다.

금융위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속성을 감안하면 김 과장을 또다시 유임시켜야겠지만, 부이사관인 김 과장이 한 보직을 2년 넘게 맡아온 만큼 보직 순환을 위해 이동을 더 미루기도 어렵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자산운용과가 공석이 되면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배치했단 평가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위 가상자산 베테랑들 속속 이동…업계 우려 확산

다만 가상자산과 출범부터 2단계 법안 마련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 빠진다는 점은 업계 불안 요인이다. 산적한 민생 현안에 밀려 이미 입법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책임자까지 바뀌면 후임 과장이 법안과 시장을 파악하고 국회와 다시 협의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가상자산은 산업·기술적 이해가 필요한 분야여서 기존의 금융 문법만으로 숙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법제화 과정을 꿰고 있는 담당자들이 잇따라 나가는 모양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약 3년간 관련 업무를 담당한 심원태 사무관은 지난달 퇴사해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과장의 교체까지 전제할 경우 남은 사무관 3명 중 가상자산 업무 경력이 가장 긴 직원도 1년여를 근무한 수준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 과장이 한 번 바뀌면 업무 적응까지 통상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2단계 법안 입법이 더 늦어질 시그널(신호)로 보여진다"며 "법안을 기다려 온 신규 사업자로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장 교체가 입법 지연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안이 상당 부분 마련된 데다 기존 실무진이 남아 업무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 과장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담당 사무관들이 계속 지원하는 만큼 입법 작업에 큰 차질이 생길 사안은 아니다"며 "후임자도 중요 현안으로 두고 빠르게 업무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통과 사실상 어려워…일단 발의 목표

인사 변수와 별개로 보더라도 기본법 제정 작업은 이미 상당 기간 지연된 상태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민관 제도 자문단인 가상자산위원회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했다. 이후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주주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을 조율할 예정이었으나 지방선거, 국회 원 구성 등이 겹치면서 논의가 미뤄졌다. 최근에는 부동산·증시 대책과 서민금융 등 최우선 현안에 밀려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관심 밖이 됐다. 금융당국 지방 이전과 인사 가능성으로 금융위 임직원들은 당장 시급한 현안만 챙기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상 금융당국도 일단 '발의'만을 목표로 하는 실정이다. 연내 법안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당국과 시장 컨센서스다.

아직 금융당국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정부안 전문을 제출하지 않은 데다, 국회에는 기존 의원안들이 다수 계류돼 있어 향후 병합 심사와 쟁점 조율까지 마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협의에 속도를 내겠다"면서도 정부안의 제출 시기 등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진 않았다.

현재 금융위는 유동수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일명 '청부 입법'을 추진 중인데, 유 의원실은 금융위에서 정부안을 제출받는대로 큰 수정 없이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발의 전 의겸 수렴에 시간을 쓰기보다 일단 구고히 논의 테이블에 올린 뒤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이견을 조율하겠단 것이다.

다만 연내 법안이 발의만 되더라도 시장에 의미는 있다. 국회 심의가 끝나지 않더라도 공개된 정부안을 통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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