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미래대응기금에도 국고채 발행 축소 선 그은 靑…"시장 더 커져야"

26.08.2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도 국고채 발행을 급격히 줄이지 않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세수 여건에 따라 국채 발행량이 큰 폭으로 출렁일 경우 오히려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국고채의 지표채권 기능과 유동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발행을 이어갈 필요가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미래대응기금 신설 이후 국채 발행 계획과 관련해 "우리나라 국채시장 규모가 여전히 좀 작다"며 "개인적으로는 국채시장이 좀 더 커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채가 지표금리나 지표채권으로서 역할을 분명히 해야 될 부분이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줄어버리거나 그 규모가 줄면 금융시장에서 앵커가 되는 상품이 줄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래대응기금이 신설돼도) 안정적인 국채에 대한 발행, 신규 국채도 아마 내년에도 발행이 될 것"이라며 "국채 발행을 적정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미래대응기금이 단순히 추가 세수를 쌓아두기 위한 계정이 아니라, 세수 변동에 따라 재정지출과 국채 발행이 급격히 흔들리는 것을 완충하는 장치라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

박성훈 기획예산처 미래대응기금신설추진단장도 이날 오전 청와대 온라인 정책홍보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박 단장은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힐 경우 새로운 기금을 만들기보다 국가채무부터 갚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그런 부분을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빚을 갚는 데 주력하는 것보다는 우리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분야에 투자해서 성장과 재정 간 선순환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채시장 안정 측면도 강조했다.

박 단장은 "세금이 많이 걷혔을 때 쌓아두지 않으면 세수가 줄었을 때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을 수가 있다"며 "그때 한꺼번에 많이 발행하면 국채금리가 오르는 면도 있고, 국채시장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세수 증가기에 국채 발행을 대폭 줄였다가 세수 여건이 악화됐을 때 다시 발행량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이 오히려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내년에 그렇게 한다고 하면 후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후년에도 이런 식으로 세수가 많이 들어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그러면 또 후년에는 100조원 이상의 훨씬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며 "한 해는 이렇게 하고 한 해는 그렇게 한다는 것이 안정적인 국가채무 관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미래대응기금 세부 운용안이 공개된 이후 내년도 국고채 발행 축소 기대가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초과 세수와 추가 세수가 일반회계 적자 보전에 바로 활용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으로 먼저 적립되는 구조가 되면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과 증권사들은 내년도 국고채 총발행량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국고채 전문 딜러(PD) 간담회에서 미래대응기금 등 새로운 변수를 감안해 내년도 국채 순발행 축소 기대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청와대까지 국채시장 규모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는 더욱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다만 국채 발행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채무 관리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에도 어느 정도 수준의 세수를 국채를 덜 발행하는 쪽으로, 상환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며 "그렇게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국고채 상환 가능성 역시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또 미래대응기금에서 일정 비율을 국채 상환에 의무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되,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적자 보전을 위해 필요한 국채 발행 규모 자체를 일부 줄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 역시 기금에 쌓인 자금을 단순히 보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담 운영기관을 선정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8% 정도 되는데 3.8%를 넘는 수익률을 목표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러면 이자 부담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필요하다면 여유자금을 활용해서 국채를 상환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예산처는 조만간 구체적인 기금의 유동성 운영 방식과 전담 기관을 확정할 방침이다.

결국 정부는 추가 세수 가운데 일부는 국채 발행 축소에 활용하되, 나머지는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향후 세수 감소와 미래 투자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재정과 국채 발행의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9월 1일 공개될 내년도 예산안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 규모와 함께 국고채 총발행 및 순발행 규모가 얼마나 제시될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jsjeong@yna.co.kr

정지서

정지서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