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소화하며 중단기 중심으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의 경제전망을 토대로 한 정책 의지를 확인하면서 중단기 구간으로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장기 구간의 경우 잭슨홀 회의 기대감에 약세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주 초반 중동 우려 완화와 이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채권의 중단기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 심리도 크게 흔들렸다.
백투백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 등을 보며 금통위 기류가 동결 쪽으로 기운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상을 보던 참가자들은 동결이 아닌지, 동결을 예상하는 참가자들은 장 막판 약세에 인상인 것은 아닌지 저마다 우려했다.
합의제인 금통위의 구조적 특성상 회의 진행 과정 중 한쪽으로 의견이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시장에 형성된 도비시 기대가 틀렸다고 반론을 강하게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 이례적 소득 증가와 높은 물가…백투백 인상 제시한 이유
가장 확실해 보이는 흐름부터 짚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시장 참가자들이 수백 번 고민한 주제지만 이벤트 당일 위험을 점검해보는 차원이다.
한은이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는 근간에는 이례적 소득 증가가 수요 측면 물가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근원 인플레가 물가 목표를 0.6%p 웃도는 상황에서 목표 수렴에 '상당 기간'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급측 물가 압력이 시차를 두고 파급되는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 지속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이 커지면 임금 상승 등 2차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 상승 기대 등에 영향을 주려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강도의 긴축이 필요하다. 숙제를 미리 해놓는 채권시장의 특성상 상당 부분을 반영했을 것이라 보면서도 막상 숙제 검사 당일이 닥치자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집행부는 백투백 인상 의견을 1안으로 올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2분기 성장률과 7월 인플레 지표를 '주의 깊게' 보자고 언급하며 백투백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표 발표 이후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표 평가와 더불어 통화정책이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백투백 전망을 뒷받침했다.
◇ 금통위원들, 얼마나 집행부 동의할까…테일러룰로 그려보는 점도표
집행부의 백투백 인상 의견을 금통위가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관건인 셈이다.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금통위원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인 집행부 의견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서 제기된다. 이번 인상에 찬성하더라도 점도표에서 아래 쪽으로 점을 찍을 가능성도 있다.
금통위원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여러 신호가 혼재됐을 때는 숫자로 접근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거칠지만 대략 국내 명목 중립금리를 미국과 비슷한 2.5%라 가정하고, 3% 초중반대 성장률 전망치와 2.6% 근원 인플레 전망치를 대입하면 적정 기준금리는 3.50%가 도출된다. GDP갭(3.3-2.0%)과 물가갭(2.6-2.0%)에 각각 50% 가중치를 부여할 경우다.
좀 더 엄격하게 실질 중립금리를 0.5%로 두고, 명목 중립금리 계산에 올해 근원 인플레 예상치를 대입하면 요구되는 적정 기준금리 수준은 더 올라간다.
이러한 판단 등을 토대로 한 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점도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각자 세 개의 점을 지닌 가운데 한은이 제시한 경제전망을 고려하면 3.50%에도 여러 점이 찍힐 수 있다. 이번 인상 이후 내년 2월까지 추가로 두 차례 더 올릴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담기는 셈이다. 반도체 호황과 이에 따른 성장세 확산은 현실화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행동은 그에 못 미치더라도 세 개 점 중 하나는 한은 전망에 부합하는 경로에 찍을 수 있다. 가혹하다고 느껴지지만, '라이브(live) 회의'라는 취지를 고려하면 하나의 점 정도는 전략상 3.75%에 찍힐 가능성도 있다.
◇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셈법…장기 경제전망에 대한 할인율은 얼마나
3.50%까지 내년 2월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면 시장에서는 보험성으로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 결과를 봐야겠지만 백투백 인상까지 단행하는 이유는 시장의 최종 기준금리 기대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다만 이러한 거친 전망과 다르게 금리동결 결정이 나오고, 점도표가 아래로 찍힌다면 채권시장은 크게 환호하고 사실상 인상기의 정점은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
인플레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통화정책 당국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셈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매는 시력이 좋다고 한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력이 발달하는 형태로 진화했다고 한다. 이날 '매파' 한은이 제시하는 다소 먼 미래 그림에 금통위원들이 어느 정도로 동의할지 관심이 간다. 채권시장이 점도표에 어느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할지도 관건이다. 인상기가 일부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5월 점도표보다는 할인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 내년은 가봐야 알지만, 걱정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교롭게 금통위 당일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도 당분간 반도체 호황이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