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 오는 9월 14일 한국거래소(KRX)의 '애프터마켓' 개장을 앞두고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최선집행기준 설명서' 개정안을 공시하고 있다. 복수 거래소 시대에 투자자의 주문을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보내주는 자동주문전송(SOR) 시스템의 판을 짜는 작업이다.
증권사들의 공지사항을 자세히 뜯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눈에 띈다.
최선집행 대상 상품 목록에 개별 보통주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표면적으로는 9월부터 퇴근길에도 지수형 상품이나 원자재 ETF를 마음껏 사고팔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의도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 마디로 "서류상으로는 열어두지만, 당장 9월 14일 퇴근길에 ETF를 사기는 힘들 수 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최근 자산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들은 애프터마켓 ETF 거래에 강력히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정규장이 끝난 야간 시간에는 기초자산의 거래가 한정되어 있어 ETF의 실제 가치인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깜깜이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면 실제 가치와 시장 가격 간 괴리율이 커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LP 입장에서도 위험 헤지(위험 회피)가 불가능해 호가를 대어주기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당초 거래소가 추진하던 9월 ETF 애프터마켓 도입은 운용업계의 반대로 시행이 일시 보류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여파가 대체거래소(NXT)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12월을 목표로 ETF 거래 인가를 신청하려던 NXT 역시 난감해졌다. 인가를 신청하려면 운용사 및 LP들과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거래소 애프터마켓 ETF 도입마저 파행을 겪으면서 NXT의 ETF 거래 인가 일정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증권사들은 당장 거래가 불투명한 ETF까지 최선집행 대상에 포함시켜 공시하고 있다. '행정적 절차의 시차'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ETF·ETN을 복수 거래소 최선집행 대상 상품으로 법적 지정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규정에 맞춰 약관 문구를 선제적으로 고쳐 놓아야 한다.
향후 거래소와 운용사 간 협의가 타결되거나 NXT의 인가가 떨어졌을 때, 약관 재공시 없이 즉시 SOR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배경 작업'인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선집행기준 개정안은 미래의 제도적 가능성을 모두 담아둔 '기본 틀'로 봐야 한다"며 "9월 14일 애프터마켓이 열리더라도 실제 ETF 거래 여부는 막판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퇴근길 ETF 거래를 기대했던 투자자라면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 공지와 별개로 실제 시장에서 ETF 호가가 공급되는지 여부를 조금 더 관망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권부 최정우 기자)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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