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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재발견⑤] 서울서 466실 사라진다…호황의 역설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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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확장보다는 고급화로 수익성 제고

서울 벗어나면 달라지는 풍경…제주, 초과공급 객실에 몸살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정수인 기자 = 서울 도심 특급호텔이 객실을 줄이고 있다. 방한 외국인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객실점유율이 80%에 육박한 국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객실을 늘리는 대신 단가를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호황이 공급을 부르지 않고 오히려 걷어내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더 플라자 리모델링 조감도

[출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 두 호텔이 뺀 객실, 서울 연간 신규 공급의 절반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서울은 1979년 개관 이후 47년 만에 간판을 '더그랜드롯데 서울'로 바꿔 달았다.

롯데호텔앤리조트 발표를 보면 메인타워 7층부터 21층까지 약 15개월간 리뉴얼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메인타워 객실은 737실에서 590실로 147실 줄었다. 이그제큐티브타워를 포함한 전체 객실은 1천15실에서 868실이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국내 대표 호텔 더 플라자는 아예 문을 닫는다. 오는 9월 30일 영업을 중단하고 3년간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2029년 재개장한다.

한화는 주요 객실 수준을 최상위급으로 끌어올리고, 미식과 문화 예술 콘텐츠를 대폭 강화해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더 플라자의 객실은 319실이다.

정리하자면 두 호텔이 서울 도심에서 걷어내는 객실은 466실이다. 다만 성격이 다르다.

롯데는 공사를 마친 뒤에도 돌아오지 않는 영구 감축이고, 더 플라자 319실은 3년간 한시적으로 빠진다.

규모를 가늠할 잣대가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2026 서울 호텔 마켓 리포트'를 보면 지난해 기준 서울 호텔 객실은 5만3천675실이다. 연간 신규 공급은 1천실 안팎으로 팬데믹 이전의 4분의 1 수준이다.

한 해 새로 여는 객실이 1천실인데 두 호텔이 466실을 뺀다는 뜻이다.

◇ 객실 대신 단가…1성급은 46% 사라졌다

줄어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객실 요금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남은 객실의 면적을 넓히고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로 방향을 틀었다. 일부 객실은 의료시설로 바꿔 메디컬 투어리즘 거점으로 쓸 계획이다.

더 플라자는 디럭스 중심이던 객실을 최고급 스위트 중심으로 재편한다. 리츠 파리 호텔 등이 속한 글로벌 럭셔리 독립호텔 연합체 '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LHW)' 가입도 추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반기보고서에는 호텔 사업과 관련해 "리노베이션 이후 부티크 호텔로의 전환을 통한 이용 고객층 전환으로 고단가 고객 유치"라고 명시돼 있다.

시장 지표가 이 선택을 뒷받침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호텔 객실점유율은 79.2%, 객실당 매출(RevPAR)은 20만7천345원으로 2019년보다 67% 뛰었다. 4성급 평균 객실료는 2017년 대비 2024년 92% 올랐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는 "서울 호텔 시장은 단순한 관광 회복 스토리를 넘어 강한 인바운드 수요와 제한적 공급, 운영 지표 개선, 투자자 저변 확대가 결합된 구조적 성장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 통계에도 같은 흐름이 찍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집계를 보면 국내 관광호텔 객실은 2022년 13만9천351실에서 2023년 13만8천799실, 2024년 13만7천991실로 2년 연속 줄었다.

등급별로는 정반대다.

같은 기간 5성급 객실은 2만6천190실에서 2만9천351실로 12.1% 늘었고 4성급은 28.8% 증가했다. 반면 1성급은 7천676실에서 4천154실로 45.9% 사라졌고 등급을 받지 못한 객실은 43.4% 줄었다.

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싼 방이 줄어들고 비싼 방이 늘어나는 구조다.

◇ 관광의 섬 제주는 어디로…방이 남는다

제주는 반대편에 서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1월 내놓은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숙박업 현황, 특징 및 정책적 시사점'을 보면 제주 숙박업 초과공급 객실은 2020년 4만8천실에서 2022년 4만실로 줄었다가 2025년 4만7천실로 다시 늘었다.

제주 객실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7% 증가했다. 늘어난 곳은 시내가 아니라 외곽이었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노후 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이 늘었다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단가에서도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호텔업협회 집계 기준 2023년 제주 5성급 호텔 14곳의 평균 객실료는 19만8천원으로 서울 27곳 30만6천원의 64.7% 수준이다.

제주신라호텔의 2분기 투숙률은 79%로 2024년 83%, 지난해 80%에서 3년 연속 내려갔다. 매출은 10.4% 늘었지만, 방을 채우는 힘은 약해졌다.

같은 나라 호텔업인데 한쪽은 방을 없애 단가를 올리고 한쪽은 방이 남아 단가가 오르지 않는다.

호텔이 자산으로 재평가되는 대상은 객실 수가 아니라 입지와 등급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지방의 문제를 공급 과잉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의 숫자가 아니라 방의 성격이 문제라는 것이다.

주동오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지방 공급 과잉은 맞지만 그 숙박시설이 외국인이 원하는 시설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모텔도 많고 펜션도 많은데 지방으로 갈수록 외국인이 생각하는 숙소와 맞지 않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편안하고 안전하고 청결하다고 느낄 수준의 호텔이 충분한지는 의문이고, 교통도 외국인이 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수요가 서울에서 지방으로 충분히 내려가면 호텔은 빠르게 따라갈 것"이라며 "지방은 서울보다 훨씬 수월하게 객실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그랜드롯데 서울 전경

[출처: 롯데호텔앤리조트]

msbyun@yna.co.kr

sijung@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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