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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의 파인앤썰] 실물경제 좋다는데 불안한 금융

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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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장밋빛 전망'까지는 아니더라도,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을 타고 경기 반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진단이 대세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대한 평가와 달리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불안하다.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2%로 0.7%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수출이 맞물리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비슷한 시기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올해 한국의 GDP 전망치를 3.5%로 대폭 올렸다. 반도체 쏠림에 대한 우려에도 수출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실물경제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도 이상하게도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딴판이다. 연초 4,000선 초반이던 코스피지수가 6개월 만에 2배를 넘어 9,385선까지 치솟더니 순식간에 6,000선까지 곤두박질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작년 1,300원대 중반에서 거래됐던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1,560원을 넘어서더니 최근에는 다시 1,380원대로 수직 낙하를 연출했다.

채권시장의 불안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있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에 미국 재무부는 '국채 바이백 증액'이라는 긴급 카드를 꺼냈다. 우리나라 장기금리인 20년물 국고채 금리도 연 4.50%를 넘었다. 연초 3.3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에만 벌써 1.15%포인트 이상 높아진 셈이다.

문제는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과거 우리가 경험한 IMF 경제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부분의 경제충격도 사실상 금융시장 불안에서 촉발됐다. 환율과 채권금리가 급등락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기업들은 제대로 투자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다. 금융 불안이 일정 부분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욱이 지금처럼 실물 부문에 비해 금융 부문이 비대해진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이 필수다. 경제의 금융화가 가속화되면서 실물 부문이 아닌 금융 부문이 각종 자산 가격은 물론 경제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수도권의 아파트값이나 일부 주가가 실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기업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도 경제의 금융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좀먹거나 자산 가격의 거품을 키우는 과도한 유동성을 미리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초래되는 고금리와 금융시장 불안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활동을 위축하는 부작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인상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통화 긴축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그리고 실물경제 위축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때다. (뉴스융합실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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