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한 생산성 향상·투자 확대, 잠재성장률 상방 요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윤시윤 김학성 기자 = 한국은행은 반도체 호황과 함께 국내 경제에서 정보기술(IT)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빠르게 커지면서 내년에도 2.9%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렬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7일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 단계 높아지는 기회라고 보면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구조가 I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반도체 경기의 성장 기여도가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3.3%와 2.9%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보다 각각 0.7%포인트와 0.8%포인트 대폭 상향한 수준이다.
*자료 : 한국은행 경제전망
성장률 상향 조정의 가장 큰 배경은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다.
이 국장은 "5월 전망과 비교해 성장률을 0.7%포인트 상향 조정한 데는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물량과 가격 측면이 모두 있는데 차이는 가격 측면에서 더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IT 제조업이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16.4%까지 높아졌다.
이 국장은 "IT 제조업 비중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내년에는 IT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T 부문은 내년까지도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보는데, 그 부문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커지고 있다"며 "똑같은 성장을 하더라도 비중이 두 배로 높아졌다면 성장률 기여도 측면에서도 두 배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의 확장 국면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국장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에 반영했다"며 "그 이후 정점이 언제가 될지는 AI 수요가 얼마나 지속될지와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확대 속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가격이 내년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이 내년 상반기께 정점을 기록한 뒤 낮아지는 경로를 가정하면서도 내년 성장률이 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이 국장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관련해서도 "내년 4천300억달러까지 전망한 것은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본 것이 아니"라며 "상반기 정도 어느 정도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떨어지는 경로를 가정했을 때도 4천억달러대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의 파급 경로도 올해와 내년 사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까지 반도체 호조가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면 내년부터는 임금과 고용, 소비 등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국장은 "내년이 되면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아직 크지 않은 고용 파급효과도 커질 것으로 본다"며 "소비 개선도 다양한 부문으로 파급돼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석한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반도체뿐 아니라 여타 업종에서도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의 온기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부총재보는 또 지난해 1.1%에 그쳤던 성장률이 올해 3.3%로 크게 높아지고 내년에도 2.9%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흐름을 단순히 기저효과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궤도로 올라섰고 추가적으로 (회복세가) 더 확산되면서 성장세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맞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도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국장은 "내년에 내수와 수출이 거의 비슷하게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수도 괜찮아지고 수출도 크게 성장에 기여해 반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반도체 경기의 향방에 따라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AI 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조정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기본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와 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최근의 성장세 개선과 AI 확산이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경우 잠재성장률에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은은 현재 잠재성장률 재추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특정 방향으로 잠재성장률을 조정하는 것을 전제로 작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국장은 "잠재성장률 재추정은 특정 방향을 두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AI 확산에 따른 생산성 향상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 : 한국은행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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