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인사혁신처 공윤위 결과 보니
금융위 붙고 금감원 떨어지고
업무 밀접성 모두 해당…금융위 출신만 '전문성' 예외 인정
금감원 직원들 "우린 전문성 없나"
[신민경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의 재취업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유재훈 전 금융위 국장이 보험개발원장으로의 재취업 관문을 넘은 반면 금감원 출신 국장들은 취업 제한 결정을 받으면서다.
지방 이전 가능성으로 뒤숭숭한 금감원 내부는 퇴직 후 진로마저 좁아질 수 있단 우려에 한층 술렁이는 분위기다.
27일 공시된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 취업 심사 결과 자료와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 고위공무원 출신인 유재훈 전 국장은 보험개발원장으로의 재취업 신청에서 '취업 승인' 결과를 받았다.
올 3월 금융위를 떠난 유 전 국장은 최근 보험개발원장에 내정돼 취업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통과로 유재훈 내정자는 사원총회 의결 등 후속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보험개발원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전 소속했던 부서와 담당 업무가 재취업할 곳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면 원칙적으로는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시행령 제34조제3항 제9호에 따라 취업을 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예외를 허용한다.
특별한 사유는 국가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우, 부처 고위공직자 인원 적체 등으로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면직된 경우, 취업하려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경우 등이다. 유 전 국장은 '취업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ㆍ자격증ㆍ근무경력 또는 연구성과 등을 통해 그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로 인정받았다.
이날에는 재정경제부 출신 유수영 전 국장(대변인) 역시 한국신용정보원장에 같은 사유를 예외로 인정받아 '취업 승인' 결정을 받았다.
반면 같은 날 금감원 국장급 직원들은 정반대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국장급인 2급 민모 전 국장과 김모 전 국장이 각각 '코람코자산운용 상근감사직'과 '히어로손해사정 상근고문직'으로 가려다가 이날 '취업 제한'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제2항제8호에 해당한다는 게 이유다.
퇴직자들은 퇴사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업무와 취업할 기업 간에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있는지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윤위에 '취업 제한' 여부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취업 제한'이, 그렇지 않으면 '취업 가능' 결정이 난다.
공윤위는 두 전직 국장들이 취업할 기업의 '재산상 권리'에 직접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취업 제한 결정을 내렸다.
취업제한 결정을 받은 상태로는 해당 회사에 취업할 수 없다. 퇴사 후 이들 각각 운용사와 손해사정사로의 출근을 준비해온 이들로선 당장 새 직장을 잃게 된 셈이다.
이미 강사 활동을 하다 퇴사 후 전직을 결정한 성모 금감원 전 국장만이 한국금융연구원 강사직에 '취업 가능' 판단을 받았다.
이날 심사 결과를 두고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속출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관가 출신'과 '민간조직' 출신에 서로 다른 잣대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한 직원은 "금융위나 재경부 등 관가 출신은 전문성을 근거로 예외를 인정했으면서 금감원 출신에는 업무 관련성을 엄격하게 따졌다"며 "그렇다면 금감원 직원들은 전문성이 없다는 것인지, 기준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재취업을 신청했던 금감원 퇴직자들은 모두 장기 근속자인 데다 순환보직을 해온 만큼 오히려 각종 금융업권의 회사들과 업무 관련성이 없기 어렵다"며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서 기관과 시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가뜩이나 지방 이전 가능성으로 근무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퇴직 후 진로에 대한 우려까지 겹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감원의 또다른 직원은 "지방 이전 문제도 정해진 게 없어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퇴직 후 진로까지 막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준이 투명하고 일관돼야 한다"고 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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