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은 단순한 인플레이션 그 이상을 가격에 재반영하고 있다고 UBS자산운용이 진단했다.
운용사는 27일(현지시간) 자사 게시물을 통해 "최근 장기 금리와 유가의 하락세는 채권시장에 가뭄의 단비 같은 휴식을 제공했지만, 이런 현상이 장기 차입 비용을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는 구조적 요인들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채권시장은 무엇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둘러싼 새로운 불확실성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UBS는 "연준 불확실성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고 있다"라며 "시장은 한층 예측하기 어려워진 연준의 소통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 비중을 줄이는 반면, 채권시장은 연준의 향후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는 결국 중앙은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투자자들이 장기 자산을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을 끌어올린다고 운용사는 평가했다.
UBS는 "최근 유가 하락은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주지만, 향후 완화 정책의 시기와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인공지능(AI) 투자가 채권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은 AI 관련 자본지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자금 조달 수요가 이미 상당한 시점에 장기 차입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행보는 투자 자금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시사한다.
운용사는 "AI 투자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경제 전망이 긍정적이더라도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장기 국채 금리를 계속해서 압박할 수 있다"라며 "이런 맥락 속에서 금리 상승은 단순히 재정 우려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강력한 자본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주요국들의 재정 압박이 구조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재정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부채 수준은 높아지고, 주요국의 차입 요구는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장기 금리가 오르고 있다.
UBS는 "이에 더해 미국 국채 투자자층은 중앙은행과 같은 가격 비탄력적 매수자에서 평가 가치에 민감한 민간 투자자로 이동했다"라며 "충분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장기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시대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는 시장 기능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재정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운용사는 관측했다.
UBS는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은 이와 같은 구조적 위험 요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가격 재반영 과정으로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