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기관이 다 판 날…기타법인만 1조1천억원 매수
주가는 2.49% 올라 173만원 마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27일 주식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이례적인 수급 현상이 나타났다. 개인과 외국인, 기관 등 주요 투자 주체가 일제히 매도한 가운데 하이닉스 홀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거래실적에 따르면 전일 개인은 SK하이닉스를 9천124억원, 외국인(기타외국인 포함)은 1천308억원, 기관은 79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기타법인은 1조1천223억원을 홀로 순매수하며 시장에 쏟아진 물량을 통째로 받아냈다.
법인 매수세의 정체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40조43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의한 뒤, 20일부터 매 거래일 65만주(약 1조원어치)씩 장내 매수하고 있다. 20일부터 6거래일간 기타법인의 일별 순매수 규모는 1조180억원에서 1조1천344억원 사이를 꾸준히 유지했다.
주요 주체가 동반 순매도에 나선 것은 자사주 매입 개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6거래일 누적 수급을 보면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외국인이 3조6천204억원, 개인이 2조6천875억원, 기관이 1천887억원을 순매도하는 사이 기타법인은 6조4천966억원을 쓸어 담았다.
이 같은 매수세에 전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2.49% 오른 173만원에 장을 마쳤다.
자사주 매입이 개별 종목의 수급을 주도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코스닥 식품소재 업체 에스앤디는 지난 2024년 종가(1만7천850원) 대비 68% 할증된 주당 3만원에 발행주식의 28.7%(350억원)를 공개 매수한다는 주주제안이 공시되자 상한가로 직행했고, 물량 소각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줄자 1위 기업 코메론 역시 지난 3월 회사가 100억원 자사주 신탁을 계약한 데 이어 행동주의 펀드의 405억원 추가 매입이 주총을 통과하자 주가가 뛰었다.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2024년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 반등의 신호탄을 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기한은 오는 11월 19일까지지만, 현재 매수 속도를 고려하면 10월 중순에 조기 종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경우 일별 매수 규모를 5천억원 수준으로 축소할 여지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하이닉스에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026~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8배, 2.8배에 불과하다며 목표주가 470만원을 유지했고, 바클레이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규모가 시가총액의 약 15%에 이르면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 등 성장 투자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과 CLSA도 이번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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