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만으로 환경부 인증 70㎞ 주행 가능
3천750만원대 SUV, 고속에도 '안정감'
[촬영: 주동일 기자]
(가평=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지금 전기로만 가는 게 아닌 거죠? 엔진도 돌아가는 거 맞죠?"
지금껏 운전해 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곤 내연기관차 뿐이라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운전하는 내내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주행 중 모터와 엔진을 사용하는 비율이 자동으로 바뀌는 기능을 탑재한 모델이지만, 실제로 운전해보니 고속 주행 중인 SUV 치고 상당히 안정적이고 조용해 사실은 전기로만 구동 중인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엔진을 핵심 동력으로 사용 중이라는 걸 확인하고 나자 4천만원을 밑도는 가격이 창밖의 풍경처럼 재빠르게 머리를 스쳤다. 운전자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인 주행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민하게 주행 모드를 바꾸는 이 기술력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이었다.
◇ '운전자도 모르게' 최적화되는 주행 모드
[촬영: 주동일 기자]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BYD 마포 하모니오토모빌'에서 경기도 가평군의 한 카페까지 약 2시간 동안 '씨라이언 6 DM-i'를 몰았다.
국내에서 중국발 전기차 기업의 대표 격으로 알려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BYD는 PHEV의 명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08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PHEV를 만들기 시작한 기업으로, 지난해에도 글로벌 판매량 460만대 중에서 PHEV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BYD의 PHEV는 씨라이언 6 DM-i가 유일하다. 그동안 완성차 기업보다는 '자동차 기술 기업'으로 자신을 어필해 온 BYD답게 씨라이언 6 DM-i에는 배터리 상태, 주행 속도, 운전 상황 등을 고려해 운전 중에 4가지 구동 모드 중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구동 모드는 순수 전기 모드, 직렬 하이브리드 모드, 엔진 직결 모드, 병렬 하이브리드 모드로 구성됐다. 특히 엔진 직결 모드는 시속 70㎞ 이상으로 고속 정속 주행할 때 자동으로 작동된다. 소음이나 진동이 심해질 법한 방식이지만 주행하는 내내 이렇다 할 불편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슬쩍 창문을 내려보니 바람 소리가 귀를 때렸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로 상당한 풍절음이 차단되고 있었다.
다만 SUV 특성상 코너를 돌 때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적용해 요철을 매끄럽게 넘어가는 대신 차가 위아래로 출렁이는 피칭이 가끔 느껴졌다. 그래도 전고가 1천670㎜에 달하는 중형 SUV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 엔진은 거들 뿐…모터 성능 앞세운 패밀리카
[촬영: 주동일 기자]
씨라이언 6 DM-i를 비롯한 PHEV는 주행 거리가 넉넉하지 않은 기존 EV(전기차)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한다. 먼 곳까지 운전할 일이 없더라도 아파트 단지에 충전기가 넉넉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충전하지 못한 날에도 이 장점은 빛을 발한다.
하지만 씨라이언 6 DM-i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도심 출퇴근 거리를 주유 없이 전기차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경제성이다. 18.3kWh에 달하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순수 배터리 전력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70㎞에 달한다.
충전을 제때 할 수만 있다면 도심 안에서는 주유 없이 다닐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엔진 중심 하이브리드와 달리 주행 시 전기 모터가 중심이 되고 엔진은 필요할 때만 효율적으로 개입해 연비 효율을 극대화했다.
완속 충전만 가능했던 기존 PHEV와 달리 18kW DC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점도 강점이다. 약 30분 만에 배터리 잔량을 3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AC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완충까지 약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아울러 차량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외부 기기에 끌어다 쓸 수 있는 V2L(Vehicle-to-Load) 기능을 기본 탑재해 캠핑 등 야외 활동 중에 가전제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평일 출퇴근뿐만 아니라 주말 레저 활동에도 활용될 수 있는 패밀리카로서의 기본을 갖췄다.
◇ "사실 너무 미래적인 건 부담스럽지"
[촬영: 주동일 기자]
시승을 하다 보면 주행 중인 다른 시승 차량이 눈길을 끌 때가 있다. 주행 중에는 차의 외관이 여러 각도로 한눈에 들어오다 보니 정차된 모습과 다른 인상을 줄 때가 많다.
씨라이언 6 DM-i는 화려하지 않지만, 다른 차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뻔하거나 심심하지 않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미래적인 이런 디자인이 데일리 패밀리카로는 제격이다.
전면부는 넓고 낮게 펼쳐진 인상을 줬다. 슬림한 헤드램프가 좌우로 길게 뻗어 차체가 넓어 보인다. 보닛은 파워 돔 형태로 강인한 느낌을 더했다. 범퍼 공기 흡입구 역시 좌우로 길게 찢어져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색상은 코스모스 블랙, 오로라 화이트, 타임 그레이, 스톤 그레이 등 총 4종이다. 국내 판매 사양에는 전량 19인치 블랙 컬러 휠이 적용됐다.
실내는 평평한 바닥 구조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소프트 터치 소재를 폭넓게 활용하고 블랙 헤드 라이너 마감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15.6인치 인텔리전트 콕핏 시스템에는 카카오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BYD를 처음 운전하는 사람도 금방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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