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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엑스가 띄운 '수수료 0원'…"단기 효과 있지만 락인은 숙제"

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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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화 후 거래 급증…업계 "이벤트·상장 안 따르면 지속 안돼"

증권사 뒷배 둔 디지털엑스·코인원…과거 무료화 경쟁과 다를 수도

[사진: 디지털엑스·코인원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디지털엑스(옛 코빗)가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내걸자 코인원이 곧바로 뒤따르면서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 간 출혈 경쟁이 본격화했다.

무료화 직후 거래대금이 수십 배 뛰는 등 단기 효과는 확인됐지만, 수수료율 경쟁만으로 굳어진 점유율 구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엑스는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코인원도 이틀 뒤인 26일 오전 11시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 종목 수수료율을 0%로 낮췄다.

거래 수수료가 원화거래소의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출혈 경쟁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무료화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가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엑스의 시간당 평균 거래대금은 무료화 직전 6시간 2억7천만원에서 무료화 후 6시간 98억원으로 36배 늘었다.

비교 기준이 새벽 3시부터 오전 9시까지인 점을 감안해도, 같은 시간 무료화를 하지 않은 업비트·빗썸·고팍스의 거래대금은 2.2배 느는 데 그쳤다.

다만 늘어난 거래대금의 87%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리플유에스디(RLUSD) 한 종목에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RLUSD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4.9배, 스테이블코인까지 모두 빼면 2.8배로 낮아지지만 같은 시간 다른 거래소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RLUSD 거래가 몰린 데는 디지털엑스가 일부 VIP 고객에게만 거래량에 비례해 RLUSD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별도 공지 없이 진행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엑스 관계자는 "RLUSD 거래량이 급등한 시점에 닥사(DAXA) 자율규제에 따른 시장경보를 발령해 이용자에게 주의를 환기했다"며 "이상거래 감시 기준은 수수료 무료 정책과 무관하게 상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원도 무료화 후 6시간 동안 시간당 평균 거래대금이 82억원으로 이전 6시간(29억원)의 3배가량으로 늘었다. 같은 시간 다른 거래소 거래대금은 6.2% 줄었다. 다만 무료화가 시작된 오전 11시 한 시간에만 366억원으로 거래대금이 뛰었을 뿐, 그 이후에는 시간당 거래대금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연구소는 "무료화 시점에 맞춰 걸어둔 자동 매매 주문이 한꺼번에 체결된 결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빗썸 68일 무료화에도 점유율 30% 안팎…"락인 효과 이끄는 게 관건"

비트코인 석 달 만에 8만달러 재진입

수수료 무료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빗썸은 지난해 9월 68일, 올해 2월 7일간 전 종목 수수료를 없앴다. 두 차례 모두 거래대금은 늘었고 업비트와의 격차도 어느 정도 줄었지만, 순위까지는 뒤집지 못했다.

빗썸은 지난해 9월 22일부터 68일간 수수료 무료화를 했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정보 플랫폼 코인게코 데이터를 살펴보면, 빗썸의 월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월 13억4천900만달러에서 10월과 11월로 갈수록 오히려 줄었고, 무료화가 끝난 12월에는 5억4천900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다만 이 기간 업비트 거래대금도 27억달러대에서 11억달러대로 같이 줄어, 무료화 여부보다 시장 전체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두 거래소 거래대금 합산 기준 빗썸이 차지하는 비중도 9월엔 33.2%, 10월과 11월 33% 안팎으로, 무료화가 끝난 12월 31.9%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올해 2월 7일간의 무료화 때도 빗썸 거래대금은 1월보다 31.7% 늘었지만, 무료화를 하지 않은 업비트도 18.2% 늘면서 빗썸 비중은 28.4%에서 30.6%로 2%포인트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도 수수료 무료화로 점유율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는 생각보다 단기적인 효과"라며 "잠깐 수요를 끌어올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고객이 락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이벤트나 마케팅, 신규 서비스, 유망 코인 상장을 병행해야 고객이 남아서 거래를 계속한다"고 덧붙였다.

점유율은 수수료뿐 아니라 실명계좌를 어느 은행과 트는지,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는 시기와 겹치는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증권사 등에 업은 코빗·코인원…박현주 회장 "흑자 나면 추가 증자"

그럼에도 코인원과 디지털엑스의 수수료 경쟁이 과거 빗썸 때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거래소 모두 자본력 있는 증권사를 등에 업고 있어서다.

디지털엑스의 경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최근 추가 증자 의지를 밝힌 만큼 수수료 무료화뿐 아니라 마케팅 등 다른 고객 확보 수단까지 함께 쓸 여력이 크다.

실제 박 회장은 지난 26일 디지털엑스 임직원 상견례에서 "이미 증자 500억원 하기로 했지만, 디지털엑스가 흑자가 나면 내년에 추가 증자를 할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자들한테 할 거고 2천억~3천억원 정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전략적투자자(SI)뿐 아니라 디지털엑스 이용 고객에게도 신주 투자 기회를 주는 방안을 아이디어로 내놨다.

코인원 역시 지분 투자를 한 한국투자증권과의 연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앱에서 한국투자증권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열었고, 사무실에 한국투자증권 전용 공간을 두고 공동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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