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27일 힘든 하루를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간담회 직후 잭슨홀 회의 참석차 출국 일정이 빠듯한 데다 엇갈린 금통위 의견을 한목소리로 전달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관례에서 벗어난 백투백 인상을 두고 금통위원 간 토론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방향성에 모두 공감하지만, 어떤 전술이 유리할지를 두고 위원들의 판단은 나뉘었다.
물리적으로는 소수 의견이 1명이었지만, 위원회 내 화학 반응은 생각보다 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점도표상 위원들의 전망 중간값은 시장 전망보다 아래쪽에 찍혔다.
노무라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와 관련해 "한은 경제 전망치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금통위원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번 인상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상당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8월27일 송고한 ''인상' 적중 노무라證 "경제전망·가이던스 괴리…내부 이견 상당한 듯'기사 참조)
금통위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온 탓일까. 그동안 비교적 정교하게 맞물렸던 소통에도 공백이 보였다.
점도표와 통화정책 방향 성명서 변화는 현재 기준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명서상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간다"는 표현이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으로 대체됐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대폭 상향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백투백 인상의 본질적 약점도 맞물리면서 소통 공백이 커진 측면도 있다. 선제적 인상은 인플레 등 대응을 위해 요구되는 인상 폭을 줄인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인상 속도 둔화가 오해를 키울 수 있다. 인상 행보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멈출 것이라는 생각으로 확장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인상 사이클처럼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의 완화적 기대는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통상 '기조'는 한 차례 금리 변화뿐 아니라 연속적인 방향성을 내포한다. 인하기에는 과도한 추가 인하 기대를, 인상기에는 불필요한 추가 인상 우려를 키울 수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앞으로도 모든 회의가 '라이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오해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통화정책방향 성명서 문구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단어 하나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간 한은뿐만 아니라 주요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성명서 단어 하나를 두고 토론하는 등 치열하게 고민해온 점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성명서 문구가 향후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 점도표는 향후 6개월의 금리 경로에 대한 전망이라는 점을 보다 명확히 설명했다면 어땠을까. 한은이 제시한 경제 전망과 '점도표+성명서'가 시사하는 정책 경로 사이의 논리적 간극도 어느 정도 좁혀졌을 수 있다.
한은은 백투백 인상을 앞두고 2분기 성장률부터 7월 물가 지표, 유상대 전 한은 부총재의 간담회까지 시장과 '양방향' 소통 노력을 기울였다. 백투백 인상에도 채권시장 충격이 없었던 것은 이러한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다.
다만 향후 소수의견이 늘어나고, 금통위 내 이견이 확대된다면 성명서에도 보다 세심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인플레 위험을 중앙은행이 간과할 수 없는 것처럼 'BOK 워처'들도 중요한 문구 변화를 지나치기 어렵다. 시장 참가자와 전문가가 성명서를 상세히 살피는 것은 한은 정책 기류에 변화가 있는지,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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