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기요히데 논설위원 칼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단일 산업 쏠림이 사회적 격차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일본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이나다 기요히데 논설위원은 28일 '반도체 대호황에 들뜨고만 있을 수 있나?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라는 칼럼을 통해 "반도체 대호황이 한국의 오랜 구조적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격차를 더 확대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나다 위원은 올해 1~6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전례 없는 이익을 거두며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재벌계 대기업 근무가 절대적인 사회적 지위를 갖는 한국 사회 특성상, 두 회사 재직자와 가족들의 자부심이 대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이 국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이나다 위원은 판단했다. 한국 반도체 제조 장비의 6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막대한 이익에도 설비투자나 고용 창출을 통한 국내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부문으로 인재와 자본이 집중되면서 기존 주력 제조업이 쇠퇴하는 '네덜란드병'에 직면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고도 인용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과 지방 간의 극심한 양극화 문제도 거론했다. 청년층이 "생존만으로도 벅차 아이를 낳는 것은 무리"라고 토로하는 현실을 들며, 소수 대기업에 부가 쏠리는 구조 속에서 호황의 혜택이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나다 위원은 "대호황의 과실을 많은 사람에게 넓히고 차세대 풍요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한국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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