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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근원물가 상승률 2% 중반 넘으면 인플레 광범위 확산"

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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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갭 확대·GDI 개선, 근원물가 상방 압력"

"수요측 압력 따른 근원물가 상승 고착화 유의해야"

한국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중반을 넘어서면 물가 상승이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수요압력 확대로 국내 근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승세가 고착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의 정원석 차장·장태윤 과장·김상효 조사역은 30일 발표한 이슈분석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 영향이 내수로 파급되면서 물가의 수요측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연구 배경으로 들었다.

보고서는 먼저 수요측 압력이 높은 가운데 근원물가도 가파르게 올랐던 시기의 특징을 점검했다. 이러한 국면은 GDP(국내총생산) 갭률(실제 GDP-잠재 GDP)이 양(+)의 값을 유지하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2개 분기 이상 2.5%를 웃돈 시기로 정의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000년 이후 수요 주도로 근원물가가 높았던 시기는 네 차례다. 2002년 1~4분기(카드 사태 직전), 2007년 2분기~2008년 3분기(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2011년 2~4분기(금융위기 회복기), 2022년 1분기~2024년 1분기(코로나19 팬데믹 충격 회복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은행

◇ 공통점은 '소비 호조·가격 전가·광범위 확산'

네 차례의 '수요 주도 고근원물가기'에서는 소비 호조라는 공통점이 관찰됐다. 근원물가가 오르기에 앞서 임금과 자산가격이 상승하며 가계의 소비여력이 확충된 영향이다. 장기 평균을 웃도는 실질구매력 증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근원물가를 밀어 올렸다.

비용 인상분이 가격에 전가되는 정도도 커졌다. 기업은 경기가 부진할 때 가격 인상을 미루다가 수요측 압력이 높아지면 전가를 늘려 그간의 손실을 보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격 조정이 보다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기업의 가격 인상이 용이해지면서 물가 상승이 여러 품목으로 번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을 넘어서면 개별 품목들의 가격 움직임에서 동조성이 심화했다"며 "특히 개인서비스 품목에서 이러한 특징이 더욱 뚜렷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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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P갭 1%p 확대 시 근원물가 0.1~0.4%p↑

경기민감물가를 활용해 비대칭 필립스곡선을 추정한 결과, 수요압력이 높은 시기에는 물가의 반응이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GDP 갭률이 1%포인트(p) 확대되면 경기민감물가 상승률은 0.42%p 높아졌다. 반면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하면 그 효과는 0.11%p에 그쳤고, 수요압력이 낮은 시기에는 GDP 갭률 확대에 따른 경기민감물가의 반응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경기민감물가가 근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9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요압력이 높을 때 GDP 갭률 1%p 확대는 근원물가 상승률을 약 0.2~0.4%p 끌어올리는 셈이다.

같은 크기의 수요충격이라도 수요압력이 높은 국면에서는 낮은 국면보다 근원물가 상승폭이 크고 그 영향도 더 오래 지속됐다.

이를 종합할 때 GDP 갭률이 1%p 확대될 때 근원물가 상승률은 0.1~0.4%p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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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I 기반 수요충격, GDP 충격보다 더 큰 상방 압력

보고서는 교역조건 개선에 기반한 국내총소득(GDI) 증가가 GDP 기반 충격보다 근원물가에 더 큰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GDI 기반 수요충격 한 단위는 근원물가 상승률을 최대 0.7%p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역조건 개선이 생산활동뿐 아니라 실질소득과 구매력 증가를 통해 소비를 확대시키는 만큼, GDP 갭만으로는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 추가 수요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역조건 개선의 두 요인 가운데서는 수입가격 하락보다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소득 증대가 근원물가에 더 큰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하는 동안 실질 GDI는 이보다 훨씬 큰 폭인 15.6% 늘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다만 보고서는 교역조건 개선이 물가압력으로 이어지는 정도는 늘어난 소득이 국내 소비로 얼마나 연결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가계와 기업이 소득 증가를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해 저축이나 자산 취득을 늘릴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실제로 GDI가 크게 증가한 시기에는 초과저축이 확대된 뒤 1~2개 분기 시차를 두고 소비가 늘어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한은 관계자는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소비로 더 많이 이어지는 조건을 묻는 말에 "가계에 전반적으로 경기 개선의 온기가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용과 민간주체들의 심리를 변수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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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측 압력에 따른 근원물가 상승 고착화 유의해야"

보고서는 현재 국내 근원물가가 수요측 물가압력 확대와 맞물려 2%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상당 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도 개인서비스 품목이 근원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어 물가 상승의 확산 정도와 지속성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품목 간 가격 상승의 동조성이 강화되는 2% 중반 수준에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상방 압력이 더욱 세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 흐름을 판단함에 있어 경기회복 자체뿐 아니라 수출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국내 소비로 파급되는 속도와 강도를 함께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수요측 압력으로 인한 근원물가 상승이 광범위하게 확산해 고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물가 상승이 고착하지 않기 위한 적절한 정책 처방을 묻는 말에 신현송 총재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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