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신윤우의 외환분석] 매파 워시에 업(UP)된 달러

26.08.31.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 달러-원 환율은 1,380원선 부근에서 상승 여력을 살필 전망이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매파' 성향을 분명히 드러내 달러-원 상승 시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은 관심을 모았던 잭슨홀 연설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게, 그리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을 경우 통화 긴축, 즉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는 발언이다.

워시 의장은 또 "올해 여름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금융 여건도 제약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고물가를 잡을 만큼 현재 통화 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연준의 2% 물가안정 목표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며 현재 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웃도는 상황임을 인정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물가지수의 12개월 상승률은 3.7%, 6개월 상승률은 4.1%다.

워시 의장이 고물가 상황과 물가 관리 책무를 강조하자 후퇴했던 연준의 긴축 전환 기대가 다시 살아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대폭 낮춰 43.1%로 추산했다. 60%를 웃돌던 동결 기대가 위축된 것이다.

이에 99 초반대에서 움직이던 달러 인덱스는 99.7 레벨까지 상승했고, 달러-엔 환율도 160엔대로 복귀했다. 달러-원도 글로벌 강달러 흐름을 타고 상승 곡선을 그릴 공산이 크다.

재개된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은 달러-원 상방 재료다.

미국이 한 달여 만에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도 반격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군은 전날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라라크섬의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이란은 보복을 예고한 즉시 미군 함정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요르단 소재 미 공군 기지에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의 군사 충돌에 국제유가가 오름세다. 이날 이른 아시아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장이 다소 무뎌진 측면이 있으나 다시 고개를 드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달러-원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단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워시 의장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1,380원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1,370원대로 되돌아온 데서 견고한 상단이 확인된다.

달러-엔 오름폭이 제한되는 여건도 달러-원 상승 시도를 어렵게 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27일자 서한에서 엔화 시장의 급격한 불안이 미국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이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15조3천993억엔(약 133조원) 규모로 엔화 매수, 달러화 매도 개입을 한 것으로 발표한 가운데 엔화 약세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초리가 매서운 점은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역시 매도 우위 분위기가 강하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집중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 유입이 활발한 데다 역외 매도 베팅도 심상치 않다.

수입업체 결제,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하단을 받치지만 아래로 무게가 조금 더 실리는 분위기다.

마냥 하락 흐름을 예상할 수 없는 이유는 분기 배당이 몰려 있고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한 달러 매수세가 하방 압력을 상쇄하고 상승 시도에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장기업이 지난 28일 외국인에 11억6천만달러(약 1조6천억원) 규모로 배당한 데 이어 이날 HD현대중공업, 우리금융지주, 현대모비스 등이 2억달러(약 2천800억원)를 배당한다.

역송금 물량이 쏟아져나올 경우 달러-원 상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총 8조3천억원 순매도해 커스터디 달러 매수 물량이 몰릴 여지도 있다는 판단이다. 코스피가 하락하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질 경우 달러 매수세가 기대 이상일 수 있다.

지난 28일 뉴욕증시는 내리막을 걸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02% 내리는 데 그쳤으나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25%와 0.52%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7% 떨어졌다.

잭슨홀 심포지엄 참석차 출국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까지 참석하고 내달 9일 귀국할 예정이다.

신 총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 계기로 기자들과 만나 원화가 대외 충격에 대한 면역력을 갖춘 상태라면서, 대규모 대미 투자 집행이 환율에 미칠 영향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감당할 체력이 생겼다는 판단이 엿보인다.

그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서 환율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을 구 부총리의 후임자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년 3개월간 우리 경제가 이뤄낸 성장 흐름을 더욱 공고히 유지하겠다"며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새로운 투자·성장 기회를 창출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날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영국 금융시장은 뱅크 홀리데이로 휴장한다. 이날 밤에는 미국의 8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활동지수가 발표된다.

달러-원은 지난 29일 오전 6시 기준으로 1,379.50원을 기록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75.8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1,372.50원) 대비 3.75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신윤우

신윤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