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 서울 채권시장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을 소화하며 중단기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의 3.50% 기준금리 발언까지 겹치면서 중단기물의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수급상 이날 국고채 2년물 입찰에다 다음 날 델타가 가장 큰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다만 지난 2거래일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약 3만7천계약 매도하면서 잭슨홀 회의를 일정 부분 대비한 점은 충격을 줄이는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 관련 긴장 완화 기대가 이어지는 점도 안도할 부분이다. 서울 채권시장이 '백투백' 인상을 소화하면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데에는 국제유가 영향이 크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지난 6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촉구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한 행사에서 종전 MOU가 역내 국가들이 "단결과 협력, 화합을 통해 안정과 발전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서아시아지역에 혼란을 조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장 전 공개되는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졌을지도 주시할 부분이다. 지난 6월에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전 산업생산은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 서울 채권시장 구한 K점도표…벌써 시험대
도비시하게 해석된 'K점도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점도표의 중간 점은 3.25% 수준이지만, 3.50%대에도 다수 점이 찍힌 점을 고려하면 3.50% 수준으로 기대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
워시 의장은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나의 기준은 이렇다.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단기 금리는 연준의 양대 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왔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은 9월 인상 가능성을 57% 반영했다. 워시 의장과 친분이 있는 신 총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상당한 시사"라고 평가했다.
도비시하게 해석된 통화정책 성명서의 향후 정책 운용 문구보다 '큰 그림'을 강조했던 맥락도 제시됐다.
◇ 워시 의장과 신현송 총재의 공감대와 차이점
신현송 총재는 '거울의 방'을 언급하며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한 정보가 시장 반응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신 총재가 공감대를 가진 부분이다.
다만 워시 의장은 취임 직후 성명서를 크게 간소화하며 시장이 해석할 여지를 줄였지만, 한은은 성명서의 형식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행보가 달랐다. 향후 한은 성명서와 소통 방식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거울의 방'은 중앙은행의 과도한 소통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한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이 보낸 신호에 시장이 반응하고, 중앙은행이 이러한 시장 신호를 보고선 판단하면서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 총재는 금융안정을 추가 긴축이 필요한 논거로 제시하며 금융취약성지수(FVI)가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FVI는 신용, 금융기관 레버리지, 시장가격 등 약 64개 변수를 표준화해 산출하는 지수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를 기준치 100으로 삼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9.5,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를 되돌리던 시기 65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오르며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수출 급증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을 숫자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금융안정 요인이 추가 긴축 논거로 가세한 셈이다.
◇ 대통령도 언급한 '3.50%' 기준금리
이재명 대통령도 주택시장 관련 기준금리 영향을 언급하면서 한은의 금융안정 논거에는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모건스탠리 전망을 인용하며 집값 상승을 기대 말라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리 추가 인상 전망이 나오는 배경도 짚었다.
채권시장이 이번 인상 사이클서 대략 3.50% 최종 기준금리를 반영한 상황에서 이에 부합하는 발언이 전해진 셈이다. 가파른 긴축에 정부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기대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간담회에서 "금리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다"면서도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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