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향후 금융안정 요인이 추가 긴축을 이끄는 논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신 총재는 지난 주말 미국 잭슨홀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우리나라 통화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부동산이 아주 중요한 요소다"며 "주된 책무는 물가안정이지만 부동산도 아주 중요한 고려사항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금융 취약성 지수(FVI)를 언급했다. FVI는 신용, 자산 가격, 레버리지 등과 관련된 64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하는 지수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를 기준치 100으로 삼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9.5, 코로나19 당시 65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37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빠르게 올라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신 총재는 적시 대응을 못하는 것은 "바늘로 풍선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며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막지 못하면 나중에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첫 인상에 앞서 '생활물가' 상승에 기대 인플레가 흔들릴 가능성을 언급하며 선제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8월 백투백 인상에는 근원 인플레가 소득 증대 영향에 쉽게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소득 증대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의 경우 지표가 본격적으로 관측되기 전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당장 추가 긴축 논거로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추가 긴축 논거로 금융안정 요인을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서울 일부 아파트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빚내서 주식 투자하는 흐름이 지속한다는 것은 통화정책이 크게 긴축적이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함준호 전 금통위원은 저서 '금융안정과 중앙은행:개방경제의 현실과 과제'에서 "금융 사이클의 확장기에는 금융 사이클 조정 실질 중립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므로 기준금리를 동일 수준에서 유지하더라도 실제 통화정책의 완화적 강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천19조8천억원으로 이전 분기 말 대비 25조9천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3분기 34조8천억원 증가한 데 이어 19분기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주택 관련 대출의 경우 증가 폭이 12조2천억원으로, 전 분기 증가 폭(8조1천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기타 대출의 증가 폭도 예금은행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5조4천억원에서 12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대내적 금융안정뿐만 아니라 대외 금융안정 요인도 한은의 긴축 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긴축을 이어 나갈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다시 벌어질 수 있어서다.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개방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차가 벌어지는 상황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신 총재는 단순 산수로 계산한 금리 차보다는 시장과 소통에서 우리가 앞으로 시장의 중심을 잡아 나갈 것이라는 신뢰가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미국이 앞으로 계속 올린다고 하면 통화정책 여건이 바뀔 수 있고, 그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금융안정은 더 구조적이고, 한두 번 인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며 "한은이 어디서 금리 인상을 멈출지 모르겠지만, 긴축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내년 1분기 3.50%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며 "반도체 초호황이 언제 꺾일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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