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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완벽주의자' 존 터너스 애플 신임 CEO…AI 시대 구원투수 될까

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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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애플의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바뀐다. 팀 쿡 CEO는 1일(현지시간)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출신 존 터너스가 CEO직에 앉게 된다.

제품을 우선시하는 터너스에 대한 사내 및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터너스의 선임을 급격한 변화보다는 애플의 강점인 제품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25년간 몸담은 회사의 CEO로…"제품 완벽주의자"

1975년생으로 올해 51세가 된 터너스 신임 CEO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가상현실(VR) 장비 업체인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즈에서 약 4년간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가 애플에 합류한 것은 2001년이다. 그는 애플이 1990년대 후반의 알록달록한 아이맥에서 벗어나던 그 당시 애플의 제품 디자인팀에 합류해 맥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아이패드부터 맥까지 다양한 핵심 하드웨어 제품 설계에 참여하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2021년 댄 리치오의 후임으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이 되어 경영진에 합류하게 된다.

애플에 들어온 후 터너스의 경력은 사실상 애플의 하드웨어 역사와 겹친다. 아이패드 1세대부터 출시된 모든 아이패드의 설계에 참여 및 총괄했으며 최근 인텔 프로세서에 의존하던 맥을 애플 자체 설계 칩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에어 개발을 주도했으며, 애플과 가까운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의 폴더블폰 실험에도 관여해왔다.

오랜 기간 애플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회사의 문화와 제품 개발 방식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은 특히 강점으로 꼽힌다.

터너스는 한마디로 '제품 완벽주의자(product perfectionist)'로 묘사된다.

2024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터너스는 과거 모니터 뒷면에 들어가는 나사의 홈이 애플이 요구한 25개가 아니라 35개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공급업체와 논쟁을 벌였다는 일화를 소개했는데, 이는 고객에게 거의 보이지 않는 나사까지 신경 쓰는 그의 제품 완벽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이처럼 터너스는 세부적인 부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인물이자 애플의 방대한 공급망에 대한 이해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내부 평가도 우호적인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터너스에 대해 "애플의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한다"며 "제가 아는 모든 임원이 그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애플에서 터너스의 첫 상사였던 스티브 시퍼트는 터너스를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이라며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제시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실제 2005년 아이맥 G5 시리즈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의 팀이 컴퓨터의 유리 화면을 고정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었을 때 해당 기술은 당시로서는 생소했고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테니스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팀 쿡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쿡은 터너스를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고, 성격이 온화하며,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이메일에 절대 쓰지 않고, 매우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터너스를 새 CEO로 발표하는 성명에서도 쿡은 "엔지니어의 사고방식과 혁신가의 영혼, 그리고 진실성과 명예를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인물"이라며 "비전을 가진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또 "지난 25년간 애플에 기여한 업적은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그가 애플을 미래로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역시 터너스의 선임을 좋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그의 하드웨어 경력은 향후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이나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반 기기 등 차세대 제품을 내놓은 과정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5년부터 2022년까지 애플에서 제품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리자로 근무했던 캐머런 로저스는 "매년 아이폰을 출시하고 싶다면 터너스가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성인이 된 후 줄곧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단 점은 한계로 꼽힌다. 기존 후계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제프 윌리엄스 등에 비해 조직 운영 및 경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단 것이다.

◇ 엔지니어 터너스 앞에 놓인 CEO로서 과제는

월가는 터너스가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제품 혁신에 더욱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터너스가 신기술에 더욱 과감한 투자를 할지 궁금해한다"고 설명했다.

모한은 "터너스 신임 CEO 체제에서도 애플의 핵심 사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애플이 이전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기회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쿡 체제에서는 인수합병이 크게 강조되지 않았지만 AI 시대에는 혁신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애플이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애플은 이미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으며 고객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개선만으로는 회사를 재정의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그간 생성형 AI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터너스가 하드웨어 중심의 강점을 AI와 어떻게 결합할지가 향후 애플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플 애널리스트는 "터너스가 AI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폴더블폰과 AI 기반 아이폰 등 하드웨어 혁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그동안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인수합병을 확대해 외부 인재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토마스 허슨 애널리스트 역시 "새 CEO의 진정한 과제는 애플이 인공지능을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프란시스코 헤로니모 클라이언트 디바이스 부문 부사장은 "핵심은 애플이 새로운 플랫폼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대담하고 때로는 불편한 결정을 내릴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이어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은 잘 알려졌다"며 "하지만 개발자와 기업들이 진정으로 채택할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터너스는 복잡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공급망 과제를 안고 있다. 애플의 방대한 공급망은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압력으로 기업들이 제조 거점을 다변화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오랫동안 관세 및 무역 분쟁 속에서 애플을 이끌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치 지도자들과 오랜 기간 관계를 구축해 온 팀 쿡의 과제가 후임자인 터너스에게 주어졌다.

물론 15년 동안 애플의 수장이었던 팀 쿡은 새롭게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을 맡으면서 전 세계 정책입안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은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쿡이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따라 지금까지 의장직을 맡아온 아트 레빈슨은 수석 사외이사(lead director)가 된다.

한편, 신임 CEO 취임 이후 애플은 오는 9일 차기 아이폰 출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수석 임원은 "이 행사에서 최신 아이폰 시리즈와 오랫동안 기다려온 폴더블폰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언팩 이벤트에서의 존 터너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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