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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中 eSSD '5년 족쇄' 풀리나…AI 낸드 호황 속 연말 분수령

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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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낸드 인수 당시 中 조건부 승인…SK하이닉스 "시점 되면 해제 신청"

가격·공급 자율성 확대 기대…中 고객 보호·자국업체 육성 이해 엇갈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관련 제한조건이 올해 말 변곡점을 맞는다.

인수 당시 중국 당국은 가격과 생산량, 경쟁사 진입 지원 등의 조건을 달았다. 발효 후 5년이 지나는 오는 12월이면 SK하이닉스가 해당 조건의 해제를 신청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신청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중국 당국에 조건 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제한조건이 풀리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와 낸드 가격 상승을 중국 판매가격에 보다 탄력적으로 반영하고 생산량과 공급처도 수익성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AI 데이터센터 고객의 공급 안정과 가격 부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한 자국 업체 육성이라는 이해가 엇갈려 중국 당국의 판단이 주목됐다.

SK하이닉스, '321단 QLC 낸드' 기반 SSD 출시

(서울=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자사 최초로 개발한 321단 QLC(쿼드러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인 'PQC21'의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에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SK하이닉스 321단 QLC 기반 SSD 'PQC21'. 2026.4.8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2021년 12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SSD 사업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SAMR은 당시 양사의 결합으로 중국 PCI 익스프레스(PCIe)와 직렬 ATA(SATA) 방식의 기업용 SSD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 기업용 SSD에 불합리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동일한 거래조건에서는 승인 전 24개월 평균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또 승인일부터 5년간 PCIe와 SATA 기업용 SSD 생산량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중국 시장에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배타적 구매 요구와 끼워팔기 등도 제한했다.

특히 제3의 경쟁자가 PCIe와 SATA 기업용 SSD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SAMR 결정문에 따르면 이들 제한조건은 발효 후 5년이 지나면 SK하이닉스 측이 해제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5년이 지났다고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5년의 의무 이행 기간이 지나 해제 신청이 가능한 시점이 되면 중국 당국에 조건 해제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신청 당시 eSSD 시장의 경쟁 상황 등을 다시 판단해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기존 조건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시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도 가격 제한의 실질적인 영향을 인정했다.

회사는 올해 낸드플래시 수요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정책 유지 의무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낸드 제품의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는 데 제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도 관련 조건이 우발사항으로 남아 있다.

회사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와 관련해 향후 5년간 중국 eSSD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생산량을 확대하는 한편 제3의 경쟁사 진입을 지원해야 하는 조건을 부과받았다고 밝혔다.

또 5년 후 해당 의무의 면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중국 당국이 당시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조건이 해제되면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도 eSSD 가격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하고, 저수익 거래보다 수익성이 높은 고객과 제품에 물량을 우선 배정할 수 있게 된다. 지속적인 생산량 확대와 경쟁사 진입 지원 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배타적 구매나 끼워팔기, 경쟁사와의 가격·물량 담합은 제한조건이 해제되더라도 중국 경쟁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실질적인 규제 완화 효과는 가격과 생산·공급 전략의 자율성 확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사이 eSSD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 점도 해제 여부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저장 수요 증가로 기업용 SSD 수요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산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텍스트에서 음성·이미지·영상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고용량 제품 중심의 수요 확대가 낸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쿼드러플레벨셀(QLC) eSSD 시장에 대응해 솔리다임과의 통합 시너지를 강화하고 eSSD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eSSD 매출이 전분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솔리다임의 30테라바이트(TB) 이상 고용량 eSSD 매출은 전분기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AI 수혜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낸드로 확산하면서 eSSD가 새로운 실적 동력으로 부상한 셈이다.

2분기 낸드 출하량 시장 점유율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 경쟁 구도도 5년 전과 달라졌다.

중국 YMTC는 최근 낸드 출하량 기준 글로벌 3위권까지 올라서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아직 기업용 SSD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향후 eSSD 사업 확대가 성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중국 당국이 자국 데이터센터 고객의 가격과 공급 안정을 중시한다면 기존 조건을 유지할 유인이 있다. 반대로 YMTC 등 중국 업체가 성장해 시장 경쟁이 충분해졌다고 판단하면 강한 보호조건을 계속 유지할 명분은 약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낮은 판매가격을 보장하는 현재 조건이 중국 eSSD 업체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의 1단계 인수를 2021년 12월 완료했으며 지난해 3월 최종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제한조건 해제는 SK하이닉스에 중국 eSSD 가격과 공급전략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중국으로서는 AI 데이터센터 고객의 가격·공급 안정과 자국 업체 육성 사이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SK하이닉스가 연말 이후 조건 해제를 신청할 방침을 밝힌 만큼 이제 관심은 중국 당국의 판단으로 옮겨가게 됐다. 중국 당국이 5년 사이 달라진 eSSD 시장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SK하이닉스의 낸드 수익성과 중국 eSSD 시장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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