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원은 200주 이평선…"지속 하회 시 새로운 장기 하락 국면"
KB국민은행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연저점을 새롭게 쓰고 있는 달러-원 환율이 펀더멘털과 비교해 과도하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락 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1,350원대로 추가 하락하고, 원화 강세 쏠림이 심화하면 1,345원까지 단기 하단을 열어둘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일 KB국민은행은 '9월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환율이 펀더멘털 대비로도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달 달러-원 예상 범위를 1,350∼1,420원으로 제시했다.
달러인덱스와 한미 10년물 국채금리 차, 구조적인 달러 수급을 활용해 추정한 지난달 달러-원 적정환율은 1,405원까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세 변수를 활용한 해당 모형의 설명력은 약 95%다.
달러-원이 전날 1,365원대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적정환율과의 격차는 약 40원이다. 보고서 작성 당시 추산한 격차인 마이너스(-) 39원과 유사하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월간 저점과 적정환율 간 격차를 비교하면 현재 약 -39원인 갭은 전체 분포의 하위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의 빠른 환율 하락에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오버슈팅의 정도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하락 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하위 10~15% 구간에 해당하는 1,350원대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으며, 원화 강세 쏠림이 더욱 심화될 경우 하위 5% 수준인 1,345~1,350원까지도 단기 하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락은 일시적인 달러 공급뿐 아니라 원화 펀더멘털 개선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달러인덱스는 평균 99.5로 7월(100.9)보다 낮아졌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도 축소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국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약 23억달러로 7월(45억달러)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역내 달러 공급은 늘고 해외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는 줄면서 구조적인 수급 여건이 개선된 셈이다.
한국의 성장 전망이 상향된 점도 원화의 균형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글로벌 기관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2% 수준에서 최근 3.3%까지 높아졌지만,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초반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한미 금리 차 축소,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 달러-원 적정환율도 연말까지 1,300원대 후반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반등하더라도 이전보다 상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기술적으로는 1,380원을 장기 추세의 분기점으로 지목했다. 이 수준에는 달러-원의 200주 이동평균선이 자리 잡고 있다.
환율이 1,380원을 지속해서 밑돌면 2021년 이후 이어진 장기 상승 추세가 상당 부분 훼손되고, 달러-원이 새로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월초에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자금 환전과 법인세 중간예납 등 굵직한 달러 공급 이벤트가 일단락되고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환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는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적인 속도 조절로 평가했다. 경상수지 흑자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여력이 여전히 큰 만큼 1,400원을 웃돌면 대기 중인 네고 물량이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환율 반등 시에도 이전보다 상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9월은 단순히 연저점 경신 여부를 넘어 달러-원이 새로운 장기 하락 국면으로 진입하는지를 확인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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