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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에서 도망갈 곳이 없다"…금통위 이후 채권시장 향방은

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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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소화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채권시장은 오히려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다.

특히 단기 구간에서는 여전히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으며, 금리 상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당일 비둘기파적 점도표에 최종금리가 3.25%에 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퍼지기도 했으나 3.5% 최종금리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외국계를 중심으로는 3.75% 전망치도 나오는 상황이다.

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3년물 국고채 금리(민평기준)는 전거래일 3.840%를 나타냈다. 지난달 27일 금통위 때 3.750%였던 것에서 2거래일 만에 무려 9bp가 올랐다.

10년물은 4.221%에서 4.310%로 8.9bp 상승했고, 30년물은 4.5%에서 4.503%로 0.3bp 올랐다.

초장기물 흐름만 양호했을 뿐 단기와 장기물 금리 모두 비교적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주말 사이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물가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국내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일회성 인상에 그치기 어렵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에도 상방압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

A증권사의 채권딜러는 금통위 이후 시장이 되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금통위 오후만 해도 3.25%가 최종금리라고 보고 단기물도 강했다"면서 "주말에 워시 의장이 등판해 미국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금통위 재료를 쓸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일회성으로 통화정책을 펼치지 않고 인상이든 인하든 꾸준히 가져가는 스타일이다 보니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러다보니 국내 통화정책 더 가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는 11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어 금통위의 인상 휴지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이 딜러는 전망했다.

신현송 총재가 환율과 내외금리차의 중요성을 언급한 점 등이 이런 전망을 강화시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B은행의 채권딜러 역시 단기 구간에 대해서는 명확히 "상방리스크가 계속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뒷구간은 중립, 앞단은 상방압력으로 요약된다"면서 "시장이 최종금리를 3.5%로 보면서도 3.75%로 갈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년물 상단에 대해서는 3.9%를 넘기기 쉽지 않다고 봤지만, 최종금리 3.75% 전망이 확산한다면 4~4.1%까지 봐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단기금리가 상단을 본 것 아니냐는 반대의 시각도 제시됐다.

C은행의 채권딜러는 "최종금리가 3.5%이고 여차하면 3.25%도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대응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하면 단기는 금리가 올라올 때마다 저가 매수가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단기물 매수 유인을 억누르는 것에 대해 "월말 영향이 있다"면서 "월이 바뀌면 매수세도 들어오고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선 A딜러는 "내년 2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사실상 3.5% 최종금리를 반영해둔 상태임에도 매수세가 붙지 못하고 계속 매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적어도 매수 타이밍을 다시 늦추는 게 아닌가"하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의 확신이 옅은 상황이라 단기물 매수가 더 망설여지는 것 같다면서 "커브에서 도망갈 곳이 없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 이후 3년 구간이 3.7~3.9% 레인지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D은행의 채권딜러는 "점도표에 대한 기대가 무너질만한 사건이 나오지 않으면 연말까지는 계속 레인지 장이 될 것 같다"면서 3년물이 3.9%까지 오르면 "대기매수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딜러는 장기물과 초장기물에 대해서는 세계국채지수(WGBI) 수급 종료 이후를 변수로 꼽았다.

그는 "11월에 WGBI 수급이 종료되면 이후에 현물 흐름도 걱정되는 부분이긴 하다"고 짚었다.

잭슨홀 회의에서 만난 워시 의장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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