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내년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금융지주의 영업이익 계산법도 달라진다. 현재 영업외손익으로 처리되는 과징금과 기부금 등 비경상 비용도 영업 범주에 포함되면서다.
주주환원과 경영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당기순이익에는 변화가 없어 일반 기업보다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영업손익의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금융회사들의 실적 설명 방식도 재정비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들은 내년 1월 K-IFRS 제1118호(IFRS18) 시행을 앞두고 영향 분석과 계정 분류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별 손익 계정을 새로운 영업·투자·재무 범주에 맞춰 재분류하고, 그룹 차원의 공통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내년 1분기 결산 실적부터 IFRS18을 적용한 손익계산서를 공시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영업손익의 경계를 정하는 방식이다. IFRS18에서 분류하는 영업 범주는 금융사가 통상적으로 인식해 온 '본업 손익'보다 넓다.
투자·재무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 모든 손익을 영업으로 분류하는 잔여 범주이기 때문이다. 일회성이거나 비경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 범주에서 제외할 수도 없다.
대표적인 재분류 대상으로는 금융당국의 제재에 따른 과징금과 기부금·사회공헌비용 등이 꼽힌다.
금융지주는 그간 이들 항목을 영업외손익에 반영해왔다.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해 연말 결산에서 일회성 영업외손익을 설명하며 1천500억원 안팎의 ELS 과징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IFRS18이 시행되면 같은 성격의 과징금은 투자·재무 등 다른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원칙적으로 영업 범주에 포함된다. 과징금 관련 비용이 영업이익을 계산하기 전에 차감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과징금이 일회성 제재 비용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이익 아래에 둘 수도 없다.
과징금 부과에 앞서 충당부채를 설정하는 경우에도 관련 전입액은 영업 범주에 반영된다. 이후 최종 부과액이 예상보다 줄어 기존 충당부채를 환입하면 반대로 영업이익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기부금과 사회공헌비용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현재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하는 기금과 지역사회 기부금, 출연금 등은 영업 범주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출연금이라는 명칭이 같다고 해서 모두 새롭게 영업비용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법정 출연금이나 지자체 금고·대학 주거래은행 계약과 직접 연결된 비용은 현재도 영업비용에 포함될 수 있다. 실제 영향은 각 금융회사가 현재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하는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한 금융지주 재무 담당자는 "기존 영업외손익에서 기부금·사회공헌비용 등이 에서 영업비용으로 재분류될 수 있어 논의 중"이라며 "현행 제도에서는 집행 세부 내역에 따라 다르나, 앞으로는 영업익 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류체계 개편만으로 당기순이익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의 밸류업 계획 역시 당기순이익을 기초로 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보통주자본(CET1)비율, 주주환원율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영업이익의 범위가 넓어지고 경상실적의 조정 근거가 공개되면서 투자자가 금융회사의 이익의 질을 판단하는 방식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새 기준에 따른 영업이익과 기존 실적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경상 요인의 영향을 구분해 제시하고, 이를 제외한 경상 실적을 함께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자체 이익지표가 MPM 요건을 충족하면 공식 손익과의 조정 내용과 항목별 효과도 재무제표 주석에 공개해야 한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기준 변경만으로 영업이익이 늘거나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실제 영업성과의 증감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변경 내용과 경상적인 이익체력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금융감독원]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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