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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퇴장 '1기 경제팀' 종료…李정부 2기 앞엔 '민생·통상·산업'

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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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퇴진으로 이재명 정부의 '1기 경제팀'이 1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정부 출범 이후 경기 회복과 재정 운용, 한미 통상협상과 대미 투자,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전략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조율해온 김 실장이 물러난 데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수장까지 동시에 바뀌면서다.

이제 관심은 새롭게 꾸려질 경제라인으로 옮겨간다.

현재까지 드러난 인사의 방향은 기존 경제정책을 크게 틀기보다는 새 진용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쪽에 가깝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재경부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이형일 1차관과 홍지선 2차관을 승진 발탁했다. 기존 정책의 설계와 집행에 참여해온 차관들을 장관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신 새 경제라인이 받아 든 숙제는 더 복잡해졌다.

무엇보다 민생과 부동산은 당장 성과를 보여줘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정부 출범 초기보다 거시지표는 개선됐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의 간극이 여전한 것도 시급한 당면과제로 손꼽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내수와 고용, 소득으로 회복세를 확산시켜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정부의 국정 지지율을 쥐락펴락하는 부동산 역시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개각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잇따라 부동산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런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분명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주택 공급을 한 채라도 더 늘리는 것이 실효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금융과 세제 개혁, 신속한 주택 공급에도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정책을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정한 방향을 실제 공급과 시장 안정으로 연결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통상 역시 곧바로 넘겨받아야 할 예민한 현안이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미국과 합의한 대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과 구조, 수익성을 놓고 미국 측과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는 동시에 추가적인 통상 압박에도 대응해야 한다.

그간 대미 투자 프로젝트는 정부에 단순한 투자 문제 이상의 의미로 여겨져 왔다. 관세 협상과 조선·반도체 등 산업정책,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 정책금융이 함께 얽혀 있어서다. 산업통상부와 재경부 등 개별 부처의 이해관계를 넘어 정상외교와 산업전략까지 함께 조율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동안 김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대미 통상 현안을 직접 챙겨왔다.

특히 한미 관세협상 과정부터 대미 투자 규모와 방식, 후속 프로젝트 구체화까지 정책실의 조정 기능이 적지 않았던 만큼 김 실장의 공백 이후에도 기존 협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시기를 크게 앞당기기 위해 전력과 용수, 인허가 등 투자 과정의 병목을 직접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이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더라도 전력망과 용수 공급, 산업단지 인허가가 뒤따르지 않으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산업부 하나의 정책으로 끝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력과 용수, 환경, 국토, 지방자치단체까지 여러 부처와 기관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김 실장이 주도해온 3대 메가프로젝트 역시 계획 발표를 넘어 실제 투자와 착공으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결국 민생·통상·산업 현안은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융과 세제, 인허가가 함께 움직여야 하고, 대미 투자 역시 통상과 금융, 산업정책이 맞물려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또한 산업정책만으로 풀기 어렵다. 부처 간 조정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후임 정책실장과 함께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 이후로 점쳐지는 차기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의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형일·홍지선 후보자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과 새 정책실장까지 결정되면 이재명 정부 2기 경제라인의 윤곽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역할은 이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을 관리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을 이어가야 하고, 금리 상승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도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금융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

향후 새 정책실장은 재경부와 국토부, 금융당국뿐 아니라 산업·통상 부처까지 아우르며 정책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김 실장을 중심으로 한 1기 경제팀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고 대규모 투자계획과 산업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김 실장 역시 사퇴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만들어낸 성장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성장률과 투자 규모를 끌어올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회복과 주택시장 안정, 대미 통상 현안 해결, 산업투자 현실화로 성과를 확산해야 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용범의 퇴장으로 경제팀의 얼굴은 바뀌었지만, 새 진용 앞에 놓인 정책들은 대부분 진행형"이라며 "앞으로의 성패는 새로운 청사진을 얼마나 많이 내놓느냐보다 이미 시작한 정책을 민생과 통상,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결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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