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출 증가율 12.8% 역대 최고…국채 신규 발행물량 12.5조 축소
국가채무비율 48%로 하락…"경제성장·재정건전성 동시 달성"
메가프로젝트·미래성장엔진·청년·양극화 대응 집중 투자
[기획예산처 제공]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2% 이상 늘린 820조원대로 편성하고 확장 재정에 속도를 낸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162조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전략 투자와 재정 안정화에도 나선다.
역대급 재정지출에도 경제 체급이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와 재정적자 비율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예산안을 통해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이란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모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총지출 규모·증가율 모두 '역대급'…총수입 30%↑
정부는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편성한 예산안으로, 이번에도 '적극 재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달 28일 사전 브리핑에서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소중한 세수를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의 대혁신에 투자해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넘어서려는 전략적 예산안"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93조원) 증가한 820조9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연간 재정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총지출 증가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총지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6%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한 총지출(753조원)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9.0%로 낮아진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올해 본예산을 전년보다 8.1% 늘어난 727조9천억원으로 편성해 확장 재정 기조를 분명히 했다.
내년 총수입은 전년 대비 30.4%(205조6천억원) 증가한 880조8천억원으로 잡았다.
국세수입은 584조4천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49.8%(194조2천억원), 추경 대비로는 40.7%(168조9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가 추경 대비 각각 115조4천억원, 43조2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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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재정건전성 동시 달성"…미래대응기금 162조
총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조1천억원으로 올해(107조6천억원·추경 기준)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3.8%에서 0.1%로 대폭 하락한다.
내년 국가채무는 1천519조8천억원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0.6%에서 48.3%로 낮아진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지출에도 최근 20년 내 관리재정수지는 가장 양호해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의 2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미래대응기금 운용 계획도 상세히 밝혔다.
우선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 162조3천억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5조4천억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된다.
나머지 금액 중 12조5천억원은 내년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데 활용하고, 104조4천억원은 여유 자금으로 남겨둔다.
효율적인 재정운용을 위해 약 108조원 규모의 강력한 지출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재량지출은 역대 최대인 38조6천억원을 절감하고, 전체의 10%가 넘는 2천100여개 사업을 폐지해 핵심 국정과제에 재투자했다.
의무지출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 구조 개편 등 구조 개혁을 통해 69조원을 감축했다.
분야별로 보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이 올해 31조8천억원에서 41조2천억원으로 29.7%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음으로 일반·지방행정(149조원·22.8%), 문화·체육·관광(11조6천억원·20.4%), 연구개발(R&D·39조5천억원·11.2%), 교육(110조7천억원·10.8%) 등이 뒤를 이었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메가프로젝트·AI에 21조 투입…양극화 대응 117조
정부는 중점 투자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인공지능(AI) 총력 지원에 21조3천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K-반도체 각국의 초격차를 지켜내기 위해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피지컬 AI 실증 프로젝트에 2조6천억원을 투자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가 한시도 지체되지 않도록 전력·용수·산단 등 인프라 구축도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엔진 확충에는 총 62조8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핵융합, SMR,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미래 성장을 주도할 7대 국가전략 핵심기술(SEED) 등 초격차 산업도 집중 지원한다.
또 공장지붕·영농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 예산을 두 배로 증액하고 햇빛소득마을·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하는 등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을 가속화한다.
아이디어는 창업이 되고 실패는 자산이 되는 국가창업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창업펀드 출자·융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에는 43조3천억원을 투자해 교육, 일자리·창업, 자산, 주거, 혼인·출산·양육,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빈틈 없이 지원할 방침이다.
출생부터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소득 요건을 폐지해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역세권에 넓은 평수의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복잡한 현금성 지원을 통합하고 수혜자 혜택을 대폭 확대한 혼인지원금, 아이맞이지원금, 아동기본수당 3종 패키지를 신설해 결혼과 출산의 부담도 덜어준다.
또 청년문화예술패스 지원 대상을 모든 청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K-자형 양극화 대응과 모두의 성장 분야에는 총 117조1천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5극3특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지역 필수의료 지원을 확대한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도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연체 채무를 특별 조정하고 소상공인 중 고용보험 미적용자의 육아수당 신설, 모든 소상공인의 건강돌봄 지원 등도 추진한다.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인 6.7% 인상하고 노인일자리를 115만개에서 118만개로 늘려 저소득층과 어르신들의 소득을 두텁게 지원하기로 했다.
마지막 중점 투자 과제인 국민 안전·평화에는 38조3천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아울러 내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민간 기업과의 보수 격차 등을 감안해 3.9%로 결정됐다.
박홍근 장관은 "과감한 재정투자로 성장의 물꼬를 트고, 그 성장이 다시 재정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적극재정-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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