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추가세수 중 104.4조는 여유자금 적립…세수결손 때 활용
"지출에 다 쓰면 엄청난 후폭풍 올 것…국채상환하면 시장 위축"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한꺼번에 쓰지 않고 미래 투자와 경기 대응에 나눠 활용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내년 기금 수입 가운데 45조4천억원은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투입하고, 12조5천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한다.
나머지 104조4천억원은 향후 세수결손이나 경기 부진에 대응할 재정 안전판으로 쓰인다.
기획예산처가 1일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미래대응기금 수입은 162조3천억원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생산적 지출에 활용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필요시 재정여력을 보강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운용할 계획이다.
◇45조 투자·104조 적립…국채발행 12.5조 축소
기금의 주된 재원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 세수다.
정부는 2015∼2025년 내국세 연평균 증가율인 6.2%를 장기 추세로 보고 이를 넘어서는 세수를 기금에 적립한다. 교육교부금 개편에 따른 절감액 일부는 교육·인재계정에 넣는다.
청년(13조3천억원), 성장동력(14조2천억원), 지방(15조3천억원), 교육·인재(10조1천억원) 등 4개 사업계정 규모는 총 52조9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45조4천억원을 사업비로 지출하고, 7조5천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남긴다.
총괄계정에는 109조4천억원을 배정한다.
이 가운데 12조5천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나머지 96조9천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한다.
4개 사업계정의 여유자금까지 더하면 미래대응기금의 전체 적립액은 104조4천억원에 달한다.
오는 9월 세수 재추계에서 올해 내국세 수입이 추가로 늘어나면 증가분도 기금에 더 적립할 수 있다.
적립된 여유자금은 향후 세수 결손이나 긴급한 정책 수요가 발생할 경우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활용할 수 있다.
[출처 : 기획예산처]
◇"다 쓰면 지출 27% 늘어…다 갚으면 국채시장 위축"
정부는 추가 세수를 모두 재정지출에 쓰거나 전액 국채 상황에 활용할 때 생기는 부작용 사이에서 미래대응기금이라는 절충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104조4천억원을 일반회계 지출로 돌리면 내년 총지출은 925조원 안팎으로 불어나 증가율이 27%를 넘어선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내년 예산을 27% 증가율로 가져간다면 그 이후 중기적인 총량 관리에서 엄청난 후폭풍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여유자금을 국가 채무를 줄이는 데 사용하면 내년 국고채 총발행 물량 약 222조원이 100조원대로 떨어져 국채의 안정적인 공급과 시장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심의관은 "국채시장의 안정적인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라며 "그 균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정부의 재정 재량이 비대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미래대응기금은 기금 변경을 하면 지체없이 국회에 통보하도록 법에 적용을 해뒀다"며 "우려와는 달리 더 강력한 사후 통제 정책을 마련해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연도 중 예측하지 못한 소요가 발생했을 때 일반회계로 감당하기 힘들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할 필요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역대급' 지출 구조조정 단행…지방 우대·조세지출 정비
정부는 '역대급'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병행했다.
재량지출은 역대 최대인 38조6천억원을 절감했다. 전체 재정사업의 10%를 웃도는 2천100여개 사업을 폐지했다.
의무지출은 지방교부세 30조5천억원과 교육교부금 32조5천억원, 구직급여 1조4천억원 등을 포함해 69조원을 줄인다.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은 현재 내국세의 19.24%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뺀 뒤 나머지의 19.24%로 바꾼다.
교육교부금은 55년 만에 내국세 자동 연동 구조를 폐지하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산정한다.
구직급여 지급 방식도 손질한다. 현행 주 7일 지급 방식에서 무급휴일을 제외해 주 6일로 조정하고, 조기재취업수당 지급 대상도 정비한다.
한편 정부는 재정을 통해 지방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고, 조세지출을 재정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지방우대 원칙을 적용하는 재정사업은 올해 7개에서 내년 61개로 확대한다.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포괄보조 규모는 10조6천억원에서 11조9천억원으로 확대하고, 통합특별시 안착을 위해 5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조세지출을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총 17개 사업, 1조9천억원 규모다.
예컨대 혼인·출산 세액공제는 혼인지원금과 아이맞이지원금으로 바꾸고, 대중교통비 소득공제는 K-패스 환급 확대로 전환한다.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은 구매보조금과 통합한다.
기업 지원 성과가 국민에게 돌아오도록 지분투자형 연구개발(R&D)과 정부 출자 방식도 확대한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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