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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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올해 국내 자산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SK하이닉스가 자금관리 경력자를 채용하는 등 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자금 규모가 운용사 수준으로 불어난 대기업이 참고할 사례로 미국 빅테크가 꼽힌다. 그중에서 미국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20년 이상 경력을 갖춘 운용 베테랑 등으로 트레저리(자금팀) 조직을 탄탄하게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SK하이닉스, 자금운용 규모 급증
1일 SK하이닉스[000660]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자금운용 규모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크게 불어났다. 일각에서는 자산운용사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55조5천21억원으로 44조2천억원가량 증가했다. 특정금전신탁(MMT)이란 금융회사가 고객 자금을 고객이 지정한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직접 보유한 단기 금융상품 및 투자자산도 늘었다. 단기금융상품은 22조3천506억원으로 8조2천781억원, 단기투자자산은 8조2천496억원으로 6조6천938억원 증가했다. 보유 자산의 만기도 늘었다. 장기금융상품이 0원에서 7조1천억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자금 집행을 늘리고, 자산군을 다각화했다. 올해 초 신용등급 AAA급 은행채·특수채 중 만기 1년 이내 물량에 자금을 집행하다가, 5~6월에는 여전채와 공사채로도 자금을 투입했다. 6~7월에는 3년 만기 회사채와 증권채를 매수했다. 안정성 중심에서 수익성을 겸비한 자산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흐름이다.
◇ 인력 채용 등 재무라인 강화…빅테크 닮아가나
과제는 SK하이닉스 재무라인의 고도화다.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정도로 커진 만큼 인력 충원 등 조직 정비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기와 자산군도 여전히 짧고 단순하다는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 재무라인을 이끄는 인물은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여러 SK그룹 계열사를 거치며 '재무통'으로 성장한 김 CFO는 자금조달에서 성과를 거둬왔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물론 국내 대기업 재무라인을 통틀어 현 수준으로 불어난 사내 여유자금을 운용해본 경력자는 흔치 않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자금관리 경력자를 채용하는 등 조직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운용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고, 직접운용 실행 및 위탁운용 관리 등을 수행할 경력직을 모집했다.
운용대상 자산은 국공채·특수채·회사채·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으로, 채권 포트폴리오 운용 전반을 담당할 인력을 찾은 셈이다. 지원 자격은 자금운용 경력 최소 5년 이상으로, 전문투자기구 등에서 운용 경험을 갖춘 인력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알파벳 같은 미국 빅테크를 닮아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파벳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현금성 자산과 유가증권을 2천424억5천만달러(330조원)어치 보유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수배에 달하는 규모다.
◇ 운용사 능가하는 알파벳…"장기적 자본 배분"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알파벳의 조직은 사실상 자산운용사에 가깝다.
구글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루스 포랏 사장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에서 28년 동안 IB 업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를 수행했고,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에서 6년 넘게 이사를 지냈다. 구글에서의 경력은 11년 정도로, 기업투자에서 부동산까지 모든 투자를 총괄한다.
구글 트레이딩·투자 헤드 후이-치엔 창은 2008년 구글에 합류한 뒤 20년 이상 트레저리와 투자 업무만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1천억달러 이상 투자 포트폴리오와 유동성을 책임지는 그는 찰스 슈왑·멜론 캐피탈·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스터스 등 금융기관에서 채권 포트폴리오를 맡아온 운용 전문가다. 이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에버코어 등 금융사 출신 베테랑이 구글 트레저리에서 자금운용을 맡고 있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군도 국내 대기업과 비교해 다양하다. 알파벳에서는 트레이딩 데스크가 미국과 해외 국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채권형 뮤추얼펀드 등에 자산을 배분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목적과 단기적인 목표에 맞춰 능동적으로 매매한다.
파이낸셜 스토리텔링 전문가 수프얀 하미드는 알파벳의 자금운용에 관해 "장기적인 자본 배분"이라며 "분기적 관점이 아니라 지속적인 가치 창출에 투자한다"고 평가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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