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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데도 달러-원 환율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동발 유가 상승이 환율을 밀어 올리던 공식이 약해진 가운데, 유가가 하락 반전할 경우 환율이 추가로 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1,3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서울장에서는 1,364.30원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두 달 전과 비교하면 19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낙폭을 키운 것은 수출기업이 주도한 달러 매도 우위 수급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화는 반년 전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돼 왔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지연으로 브렌트유가 여전히 90달러를 상회하는 국면에서도 최근 원화 가치는 오히려 뛰었다. 수급이 유가 변수를 압도한 셈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은 확연한 공급 우위를 바탕으로 환율 상승 재료에 둔감하고 하락 재료에 민감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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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경우 환율에 추가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유를 포함한 광산품(원재료)은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수입물가지수에서 가중치 25%를 차지하는 주요 수입 품목이다. 유가 하락은 무역수지 개선을 통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달러-원이 하락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재의 구도에서는 그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변곡점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다. 경제 문제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브렌트유는 70달러 초반까지 가파르게 하락한 바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남은 두 달에는 전쟁 자체보다 유가와 생활비의 안정 여부가 공화당 지지율과 선거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지정학적 갈등 종결을 위해 트럼프가 최선을 다할 이유"라고 짚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대 쟁점은 경제"라며 "유권자들은 현 경제 상황, 특히 물가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인플레이션 문제를 두고는 '지지'가 21%, '지지하지 않음'이 64%로 격차가 세 배 이상이었다.
인플레이션 문제의 최대 요인은 단연 중동 전쟁이 끌어올린 유가다.
엘리엇 에이브럼스 외교협회(CFR) 중동학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립을 끝내고 석유 공급이 신속히 재개돼 유가가 급격히 하락하기를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더 이상의 격렬한 전투를 원하지 않으며, 설령 좋지 않은 합의일지라도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도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하반기 국제유가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5월에 가정한 하반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5달러였는데, 지난달 27일 새로 발표한 전망에서는 가정치가 84달러로 11달러 하향 조정됐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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