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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 지난 회사채, 금융사 9천500억 줄섰다…등급·실적에 흥행 조짐

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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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수요예측에 1조6천억 '뭉칫돈'…우리금융F&I도 6배 주문

증시 활황기 늘린 단기물, 회사채로 차환…조달 구조 장기화

서울 여의도 증권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이번주 잇달아 수요예측에 나서는 증권사·금융지주 회사채가 줄줄이 흥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름 계절적 비수기인 8월이 지나면서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과 개선된 실적을 갖춘 금융사 채권에 기관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나증권(AA)과 DB증권(A+), 코웨이(AA-), JB금융지주 등 4개 기업이 총 7천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하나증권은 2·3년물 3천억원, DB증권은 1년 6개월·3년물 1천500억원, 코웨이는 2·3·5년물 2천억원을 모집하며, JB금융지주는 5년 뒤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1천억원을 발행한다.

오는 3일에는 iM금융지주(AA-)가 신종자본증권 1천억원을 모집한다.

앞서 전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신증권(AA-)은 1천500억원 모집에 10배가 넘는 1조5천900억원의 주문을 받았고, 우리금융에프앤아이(A)도 같은 규모 모집에 9천520억원을 모으며 흥행 기대를 키웠다.

두 회사를 포함해 이번주 수요예측에 나서는 금융사는 6곳으로, 모집액만 9천500억원에 달한다.

◇실적 개선에 달라진 증권채…"물량 몰려도 무리 없다"

기관이 금융사 채권을 반기는 데는 실적이 한몫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천599억원을 기록해 1분기(1천25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DB증권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별도 기준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섰다.

하나증권도 상반기 순이익 2천73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5.7% 급증했다.

금융지주도 대체로 좋은 실적을 냈다. JB금융지주는 2분기 지배지분 순이익 2천1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iM금융지주는 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가량 줄었다.

한 IB 업계 관계자도 "금융지주와 증권사는 등급이 높고 수익성도 뒷받침되는 만큼 이번주 수요예측 결과도 잘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황이 흔들릴 때마다 채권시장에서 디스카운트를 받곤 하던 증권채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계기로 위상이 달라진 셈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회사채 발행 공백기를 대부분 메워온 곳이 금융지주와 증권사"라며 "공급 가뭄 속에 채권이 나오면 필요로 해서 담으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번주처럼 금융사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점도 부담 요인은 아니라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발행이 많다고 발행사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살 만한 물건이 충분히 공급돼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오히려 가격도 좋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은 이번 발행을 계기로 증시 활황기에 늘렸던 단기물을 상환하면서 조달 구조를 장기화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조달액 전액을 오는 10일 직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 1천500억원 상환에 쓰고, 우리금융에프앤아이도 이달 중순 만기 CP를 갚는다. DB증권은 1천500억원 전액을 지난 6월 발행한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상환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역시 2023년 3월 이후 발행한 회사채 약 1조2천억원을 전액 CP 상환에 써온 데다 단기성 차입부채가 지난해 말 3조8천억원가량에서 6월 말 7조4천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난 만큼 이번에도 단기물 차환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의 단기 조달은 지난 6월 증시 활황을 거치며 급격히 불어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랠리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급증으로 거래대금과 신용공여가 늘자 CP·전단채·발행어음 등 단기물로 운전자금을 메웠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만기가 이달부터 집중적으로 돌아오자 2~3년 만기 회사채로 차환해 만기 구조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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