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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조금 다른 이유로 급등하는 유럽 금리…상황은 더 암울

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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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유럽 채권시장이 세계적인 추세 속에 금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는 다소 다른 이유로 금리가 오르면서도, 유럽이 직면한 상황은 더욱더 암울한 것으로 평가된다.

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영국 30년 국채 금리는 전일 5.91%까지 치솟으며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세는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세계 채권시장은 특히 과열됐는데,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와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 재정 적자 문제 등에 투자자들이 공통으로 불안감을 느껴 주요국 국채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0년 만에 3%선을 웃돌았고, 미국 30년 국채 금리는 8월 중순에 기록한 19년 만의 최고치인 5.31%에 재차 근접했다.

영국 초장기물을 제외한 유럽 국채 금리는 대체로 아직 역대급으로 치솟은 편은 아니다.

독일의 10년과 30년 국채 금리는 지난 2008년 당시 고점보다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고, 프랑스 금리는 대체로 2008년 당시와 비슷하게 거래된다.

다만, 유럽 정부들은 미국과는 또 다른, 그 나름의 특수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 공급發 인플레이션 압력 큰 유럽

인플레이션을 보면, 미국의 경우 물가 상승이 주로 강력한 국내 수요도 반영하고 있으나 유럽의 경우 대부분이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절대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중순까지 기준금리(예금금리)를 2.9%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전인 2%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특히, 인플레이션 위험이 공급 충격에서 비롯될 경우, 투자자들은 장기 채권 보유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으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 채권과 주식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채권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악화일로 걷는 유럽의 재정

유럽의 두 번째 과제는 재정 문제다.

독일이 부채 조달 투자에 최근 크게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프랑스는 계속되는 재정 적자로 지난 2025년부터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올랐다. 이는 결과적으로 부채 상환 비용 압박으로 이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프랑스가 오는 2028년 국채 이자를 갚는데 정부 세입의 6%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지난 2019년의 3%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해당 비율이 7%에서 8.8%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비중은 미국보다 훨씬 높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세금을 추가로 더 걷는 것은 특히 어렵다. 유럽 대륙 전역에서 포퓰리즘 세력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긴축 재정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 유럽 외부의 성장으로 촉발된 채권 공급

세 번째 문제는 인플레이션 외에도 금리 상승의 일부가 유럽 외부의 성장과 투자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이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는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대형 기술 기업들은 2025년에서 2030년 사이에 AI 데이터 센터에 5조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유럽의 비슷한 지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부분적으로 투자 부족에서 비롯된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 기업들은 순저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AI경쟁에서 뒤처져 있지만, 유럽의 채권 발행 기관들은 자금 경쟁에 휘말렸다. 미국 대형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적인 장기 채권을 발행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해당 규모가 올해 2천500억 달러, 내년에는 4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각각 추산했다.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은 정부만큼이나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자금을 두고 정부와 직접적으로 경쟁한다.

ECB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들은 올해 유로화 표시 기업채 발행의 거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은 장기 채권의 공급이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투자자들이 감내해야 할 '듀레이션 리스크'도 커진다. 유럽에서는 ECB가 자산 보유량을 줄이고 있어 채권 공급이 더욱 늘어난 상태다.

동시에 유럽 내 장기 국채의 매수 세력이었던 대형 기관들의 채권 수요는 약화되고 있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의 자금을 대기 위해 엄청난 양의 국채를 사들였던 연기금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는 확정기여형(DC) 플랜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와 관련, TS롬바르드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글로벌 거시경제 체제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채권 금리의 상승 추세가 새로운 체제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영국 및 독일 30년 만기 국채 금리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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