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발행 여건 아닌 투자 심리 위축이 시장 실제보다 어둡게 봐"
[촬영 안 철 수] 2025.10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이 부진했다는 시장의 인식과 달리 실제 발행 규모는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월 회사채 발행액이 58조원으로 만기 도래액과 같아 순발행은 사실상 없었지만, 발행액 자체는 2022~2024년 같은 기간을 모두 넘어섰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상반기 내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조달을 늘려왔다고 시장 참가자들이 주장해왔지만 합산 통계는 체감 지표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1~7월 회사채 발행액은 약 5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조원보다 7조원 줄었다. 만기 도래액도 58조원에 달해 순발행은 사실상 없었다.
다만 발행액만 놓고 보면 2021년 이후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39조원, 2023년 50조원, 2024년 57조원을 모두 웃돈다.
발행이 견조했던 배경에는 증권사와 금융지주 등 금융회사의 발행 증가가 있다. 특히 증권사는 단기조달을 크게 늘린 데 더해 장기조달도 과거보다 확대했다.
금융지주와 증권사를 제외하면 발행액은 34조원으로 작년 46조원보다 12조원 감소했다. 만기 도래액 43조원을 고려하면 올해 순상환액은 9조원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 자리를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조달이 채웠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금융사를 뺀 기업들의 단기자금 잔액이 9조원 늘어 회사채 순상환분과 규모가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단기조달 증가 등과 같은 단기부동화 현상에 대한 그간 우려의 시각이 컸지만 실상은 회사채 발행실적이 그렇게 부진한 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상위 대기업집단의 발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상위 10대 그룹은 1~7월 17조원을 발행했으나 만기 도래액이 27조원에 달해 10조원을 순상환했다.
SK그룹이 4조4천508억원가량을 순상환해 규모가 가장 컸고 롯데(1조3천926억원), LG(1조3천711억원)가 뒤를 이었다. 10대 그룹 가운데 순발행을 기록한 곳은 삼성(4천900억원)과 한화(1천180억원)뿐이었다.
조달 구조에서는 사모사채 비중 확대가 두드러졌다.
1~7월 전체 채권발행액 58조원 중 사모 발행은 6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조원보다 2조원 늘었다. 사모 비중은 최근 5년간 6~8%대에 머물다 올해 10%를 넘어섰다. 김 연구원은 발행사들이 수요예측 물량 확보 부담 등을 우려해 사모 발행으로 눈을 돌린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발행 여건이라는 환경보다 발행 주체들의 소극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실제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할 사람(발행할 기업)은 한다"고 진단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