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일본의 30년 장기침체는 이른 고령화가 성장에 미친 부정적 영향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유사한 현상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하야시 후미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명예교수는 2일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중구 한은 본점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일본의 30년 장기침체의 근본 원인: 여타 성숙경제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연단에 선 하야시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을 염두에 둔 듯 "여러분은 내 논문의 이상적인 청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50~79세 인구를 20~49세 인구로 나눈 비율이 0.4를 넘긴 국가에서 고령화 속도가 빠를수록 성장률이 낮게 나타나는 부(-)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이 1960~1990년만 해도 상대적으로 젊은 국가였고 성장률도 높았지만, 1990~2020년에는 빠른 고령화로 인해 '평범한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고령화가 다른 국가보다 30년가량 먼저 일어난 이유로는 1950년대의 낙태 합법화를 꼽았다.
그는 여러 국가의 고유요인을 제거한 뒤 고령화 속도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2020~2050년 성장률을 표본외 예측한 결과 일본의 장기침체가 이른 고령화로 상당 부분 설명된다고 결론 내렸다.
일본이 걸어온 경로는 이상치(outlier)라고 보기 어려우며 고령화 속도와 성장률 간 역의 관계 위에 위치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일한 압력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확산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야시 교수는 2020~2050년 중 고령화 속도가 홍콩, 한국, 대만, 중국 순으로 빠를 것이라면서 한국의 속도는 미국의 3배를 웃돈다고 밝혔다.
또 예측 결과 205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수렴속도 가정에 따라 미국의 0.73~1.00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에서 일어났던 현상이) 한국과 중국, 대만, 싱가포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이것은 운명"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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