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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결제주기 'T+1' 단축에…"방향엔 공감하나 외국인 결제가 난관"

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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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심층 토론회 개최…개인·글로벌 투자자 관점서 과제 논의

박용진 "시행 시기 최대한 앞당겨야"…황성엽 "시장 수용성이 우선"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

[사진: 전병훈 연합인포맥스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T(거래일)+2'에서 'T+1'로 앞당기는 데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절차가 최대 난관으로 지목됐다. 시차와 원화 환전 제약, 자동화되지 않은 거래 확인·배분 절차 탓에 사전 작업 시간이 줄어들어서다.

업계는 결제주기 단축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후선업무 자동화와 충분한 검증 기간, 아시아 주요 시장과 보조를 맞춘 시행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투자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 불스홀에서 개최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서는 개인 투자자와 증권업계,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T+1 전환에 따른 기대효과와 과제를 논의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개회사에서 결제주기 단축이 자금 활용 편의와 시장 효율을 높일 것이라면서도 "결제 처리 시간이 줄어들면서 결제 실패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며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결제주기 단축은 세계 자본시장이 향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추진하기로 했다면 제도 변경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개인투자자에게 T+1은 매도대금 출금이 하루 빨라지고, 결제일에 맞춰 설계된 미수금 발생 시점과 반대매매 실행일도 함께 앞당겨지는 변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자금 활용 측면의 이점에 공감하면서도 결제 실패를 보는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결제주기가 줄면 오류를 바로잡을 시간이 짧아져 운영상 결제 실패 가능성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는 결제 불이행이 거의 없어 실패가 곧 증권사 부실로 읽히지만, 미국은 T+1 전환 이후에도 결제 실패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이를 비용과 리스크 관리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실패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원인을 파악해 신속하게 해소하고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의 문제로 접근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절차는 최대 과제로 꼽혔다.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은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시차와 원화 환전 제약, 거래 확인·배분 자동화 미비를 꼽았다. 그는 "뉴욕 투자자는 아침에 한국 거래가 끝나자마자 배분·확인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이행해야 해 T+1이 당일결제처럼 인식된다"며 "24시간 환전이 도입됐지만 유동성이 오전에 몰려 있어 유리한 환전을 하려면 시간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앞서 T+1로 전환한 미국과는 조건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부장은 "미국은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라 외국인에게 '우리 조건에 맞추라'고 할 수 있고 달러가 기축통화라 환전 문제도 없다"며 "외국인 비중이 30%인 한국은 투자 불편을 가중시키지 않고 제도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강 SC은행 이사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T+1이 아시아·유럽의 흐름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한국과 홍콩, 유럽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전환하면 시스템 구축 비용이 급증한다는 우려가 크고, 단기간에 도입되면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가 훼손될 수 있다며 철저한 테스트에 기반한 충분한 검증 시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탁결제원은 자동화로 시차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김진택 예탁결제원 부장은 "결제 업무 처리 시간이 줄어 시차 문제가 더 부각되는 구조라 야간 업무와 인력·시스템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거래·결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외국인 관련 업무 처리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시행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당일 문제가 생기면 결제 시간을 늦추는 등 보완책을 미리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환 시점에 대해 강 연구위원은 미국·유럽은 일정이 정해졌지만 아시아 시장은 타임라인이 없어 서로를 보며 움직이고 있다며 한국만 먼저 나갈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는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를 하나의 아시아 포트폴리오로 보기 때문에 미국 같은 시장 선도성이 없는 한국이 먼저 전환하면 비용을 이유로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한국에 중요한 것은 할지 말지가 아니라 시행 시점이고, 아시아 주요 시장 일정에 발맞춰 같이 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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