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네덜란드중앙은행(DNB)이 고조되는 지정학적 불안을 이유로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맡겨뒀던 78톤 이상의 금을 런던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라프 슬레이펜 DNB 총재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처럼 조치했다고 밝히며 "이번 이전을 통해 우리는 금 준비자산의 거래 용이성을 개선했다"고 전했다. 런던은 매주 9천억달러 이상의 금이 거래되는 세계 최대 현물 금 거래 중심지다.
DNB는 여러 관할권에 걸쳐 금 보유고를 더 균등하게 배분함으로써 "위기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데 이번 조치의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프랑스가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뉴욕 연은에 보관하던 금 전량을 회수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조치다.
당시 프랑스 중앙은행의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총재는 해당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마찰음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유럽 정치인과 납세자 로비 단체는 신뢰할 수 없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을 압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금 회수는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는 관측도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데이터에 따르면 금은 지난해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준비자산으로 올라섰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중앙은행은 미국에 금을 보관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DNB는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에 보관한 자신들의 금이 세계에서 가장 쉽게 거래 가능한 금으로 평가받는다며 위기 상황에선 다른 대륙에 보관된 금보다 훨씬 더 즉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슬레이펜은 "이 금을 실제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회복 탄력성과 대비 태세를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NB는 총 612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78톤의 금을 뉴욕에서 옮기면서 캐나다 오타와에 보관하던 7톤의 금도 함께 이전했다.
DNB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유럽으로 27톤의 금만 물리적으로 운송했으며 나머지는 미주 지역에서 매각한 뒤 런던에서 새로운 골드바를 매수하는 방식을 취했다. 프랑스 역시 금을 옮기는 과정에서 유사한 전략을 활용해 110억유로의 차익을 실현한 바 있다.
DNB보다 규모가 크며 세계 2위의 금 보유국인 독일 분데스방크는 2013년 보유고의 절반을 본국에 보관하기로 결정하고 파리와 뉴욕에서 674톤의 금을 프랑크푸르트 본부로 옮기기도 했다. 현재 분데스방크의 금 준비자산 중 약 3분의 1은 뉴욕에 보관돼 있다.
jhjin@yna.co.kr
진정호
jhji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