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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디지털X CEO 안 바꾼다…'오세진 체제' 유지 가닥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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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인수한 가상자산 거래소 디지털X(옛 코빗)의 최고경영자(CEO)를 당분간 교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인수 이전 코빗이 오세진 현 대표의 임기를 오는 2028년 말까지 보장한 데다 미래에셋 내부에서도 오 대표의 업계 전문성과 조직 이해도에 대해 신뢰가 형성돼 있는 만큼 일단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성과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재의 유임이 장기적 재신임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디지털X의 추가 투자(증자) 전제로 직접 '흑자 전환'을 언급했던 만큼 수익성 개선 여부가 향후 오 대표 체제의 핵심 성과지표(KPI)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 및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디지털X 인수 이후 오 대표의 거취를 놓고 별도의 교체 절차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오 대표는 지난 2025년 말 코빗 임시주주총회에서 세 번째 임기를 부여받았다.

2020년 처음 대표에 오른 뒤 두 차례 연임하면서 임기는 2028년 말까지로 연장됐다.

당시 코빗 내부에서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과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연속성과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오 대표의 임기를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바뀌었지만 기존 CEO의 임기를 곧바로 손대지는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미래에셋 내부에서도 오 대표가 코빗을 장기간 이끌며 가상자산 업계와 규제 환경을 경험해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직후 새로운 대표를 앉히기보다 기존 경영진의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을 활용해 실적을 확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오 대표는 일단 디지털X의 체질개선 성과를 낼 기회를 갖게 됐다.

가장 명확한 평가 기준은 흑자 전환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26일 디지털X 임직원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가 흑자를 낼 경우 내년 추가 증자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추가 자본확충 규모로는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2천억~3천억원을 언급했다.

박 회장이 직접 투자와 실적을 연계한 만큼 '흑자'는 단순한 경영목표를 넘어 디지털X 현 경영진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코빗의 매출은 97억6천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12%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54억원에 달했다. 전년 168억원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본업에서는 여전히 매출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큰 구조다. 당기순손실도 약 158억원을 기록했다.

코빗은 최근 수년간 거래소 간 경쟁 격화 속에서 적자를 이어왔다.

거래량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도 업비트와 빗썸 등 선두 사업자와 격차가 상당하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단순히 거래소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사업의 손익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디지털자산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단순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닌 그룹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재편하려는 만큼 오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도 과거보다 무거워졌다.

박 회장은 코빗을 인수한 직후 사명을 '디지털X'로 바꾸면서 이를 '미래에셋 3.0'을 구현할 핵심 축으로 규정했다.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와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새로운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대표는 거래소 본업의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미래에셋의 금융상품과 고객 기반을 디지털자산 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박 회장이 지난달 말 열린 디지털X 임직원과의 상견례에서 "냉정하게 고칠 것은 고치자"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도 인수 이후 기존 조직을 무조건 승계하기보다는 실적을 통해 경쟁력을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이 현재 오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사업 전환 과정에서 성과를 낼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오 대표가 인수 이전 확보한 임기와 업계 전문성은 존중하되 향후 실적과 사업 전환 성과를 토대로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겠다는 의미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인수 당시 오 대표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판단을 내린 상황"이라며 "디지털X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반드시 숫자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의 임기는 성과가 증명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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