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에 잠시 서울채권시장에 온기가 돌았지만,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다시 달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에 대해 경고하는 과정에서, '내년 1분기 기준금리 3.5% 전망'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인용하면서,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이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 정상화를 가로막던 저성장이 신속하게 극복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대통령은 금리에 대해서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며, 관여도 못 하게 돼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럼에도 현직 대통령이 특정 기준금리 수준과 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만큼 시장이 이를 가볍게 흘려듣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발언이 금통위의 금리 결정을 직접적으로 좌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부가 소비 위축,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추가 긴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와는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마침 8월 점도표(내년 2월 금리 전망)에서 전체 21개 점 가운데 3.25%에 찍힌 점이 10개로 가장 많았지만, 3.5%에도 6개의 점이 찍히는 등 총재 및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3.5% 전망 역시 약하지 않았던 측면도 함께 부각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시장이 내년 1분기 3.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 과연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가 3.5%에서 멈출 수 있을지를 두고서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한은이 제시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2.9%라는 점도 눈에 밟힌다.
물가 역시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하고 있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한은의 전망대로 내년 경제가 2.9% 성장하고, 근원물가도 2.5% 상승한다면 1분기에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뒤 남은 기간 내내 동결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에서도 이같은 최종금리 불확실성을 다시금 금리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월 금통위 날과 그다음 날은 3.7%대에 머무는 등 다소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지난 주말 이후에는 눈높이를 차츰 높여 전일에는 3.9%선을 다시 넘겨 안착했다. 이는 지난 7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조만간 4%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지난 주말 대통령이 내년 1분기 3.5% 발언을 한 이후부터, 내년 2월까지 금리가 3.5%에 도달할 가능성을 대부분 강하게 열어뒀을 것 같다"며 "문제는 그 이후 쭉 동결할 가능성을 가늠해봤을 때, 높지는 않다고 판단이 들어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계속 높아지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최종금리가 3.75%까지 간다는 인식이 강해진다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를 넘기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결국 내년 1분기 3.5% 전망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자리 잡을수록,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금리의 종착점을 향할 수밖에 없다. (경제부 시장팀 손지현 기자)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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