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와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미 재무부의 개입 가능성과 국내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NH투자증권은 3일 '미국 10년물 금리 5%의 시험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전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3.99%, 2.10% 급락했다. 개인과 기타법인이 대거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물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시장 불안은 한 달 만에 재개된 미국과 이란의 교전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라라크섬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하자, 이란이 요르단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기대가 꺾이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단숨에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라섰다.
유가 급등은 장기채 금리를 밀어 올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8%까지 오르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등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며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금리가 연준 기준금리 상단이 5.5%였던 2023년 수준인 5% 선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5%를 넘어설 경우 정부 부채비율 상승과 재정건전성 우려가 부각돼 주식시장 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가 5%를 웃돌면 미국 정부가 즉각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9일부터 미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조기상환)이 가동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도 금리 우려를 낮출 요인으로 꼽힌다.
8월 비농업 부문 고용 컨센서스는 5만5천 명 증가에 그치고, 실업률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가철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대비 2.4% 올라 전월(2.5%)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고용과 제어되는 물가가 확인되면 연준도 관망세를 택할 공산이 크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국내 증시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는 평가다. 8월 한국의 반도체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216%로 지난 2월 최고치(202%)를 경신했다. 9월 역시 추석 연휴를 앞둔 밀어내기 효과로 200%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서버 제조사 델 테크놀로지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내놓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점도 긍정적이다.
델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확대 속 심각한 공급 병목 현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지목한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직접적인 수혜가 점쳐진다.
이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렵지만, 정부 개입과 지표 확인을 거치며 시장 금리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펀더멘털이 부각되면 코스피 지수도 재차 상승 동력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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