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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물 안 팔리니 짧게 간다"…산금채 2·3개월물 발행에 눈길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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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최근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채 발행을 위한 태핑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만기가 매우 짧은 2개월, 3개월물 발행을 이어가면서 채권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이후에도 1년 미만 구간 단기채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매우 짧은 만기로 산금채 발행에 나섬에 따라 크레디트 수요 위축 시그널이 아니냐고 시장은 보고 있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 거래일 3천700억원 규모의 2개월물 할인채를 3.18%의 표면금리, 1천700억원 규모의 1.5년 만기 이표채를 3.94%의 표면금리에 발행했다.

지난 1일에는 3개월물 할인채를 2천200억원어치, 3년물 이표채를 2천700억원어치 각각 발행한 바 있다.

앞선 8월 28일에는 1천억원 규모의 6개월물 할인채도 발행했다.

산업은행이 변동금리부채권(FRN)을 1년에서 6개월 안팎의 만기로 발행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2개월물, 3개월물처럼 만기가 매우 짧은 채권을 발행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없던 일이다.

민평 기준 국고채 3년과 3개월물 금리와 스프레드 추이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입장에서는 만기가 짧은 채권을 발행할수록 채권을 더 자주 발행해야 하는 실무적 번거로움에다 안정적인 장기 자금 운용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선호되지 않는 전략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장기물 발행이 여의찮으니 짧게라도 가져가는 것으로 읽힌다"면서 "시장 분위기가 가뜩이나 안 좋은데 이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산업은행 말고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은행채 발행을 위한 태핑에 나섰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만이 실제로 발행을 마무리했다.

이 딜러는 "은행채 조달이 여의찮다 보니 발행금리를 올려서 태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주일 사이 금리가 5~6bp 오른 상황에서 발행금리를 그보다 3~4bp 더 높게 얹으니 유통물 가격은 그만큼 눌리고, 이는 다시 매수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 은행채 발행 만기가 대규모 몰려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산금채 발행물의 만기가 각각 11월과 12월에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부담도 제기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10월과 11월, 12월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물량은 각각 19조2천억원, 26조5천억원, 22조8천억원 수준이다.

이달에는 20조원 수준이며, 지난 7월과 8월의 각각 16조5천억원, 16조9천억원 수준에 비하면 많게는 10조원 늘어나는 셈이다.

산업은행에서는 수급상 여건을 감안해 만기가 짧은 단기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급상 좋은 환경이 아니다"면서 "시장이 워낙 단기화되는 상황에서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바꾸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투자자도 지금 중장기는 부담스러워하는 등 투자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중장기물은 (금리가) 과도하게 솟은 측면이 있어서 비용효율 관리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기존 2~3년물 구간의 발행을 선호했던 것에서 연간 발행 계획에서 일정 부분을 단기로 돌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물 금리가 이미 높은 데다 최근 미국과 이란전의 전황이 더욱 불확실해지는 등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발행사나 투자자 입장에서 모두 단기물을 선호하게 만드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7일 금통위 이후 구간별 채권금리를 보면 연내물 금리보다 2~3년 구간의 금리가 더 크게 올랐다.

잔존만기 3개월물 국고채 금리는 금통위 당일 3.010%에서 3.011%로 0.1bp 오르는 데 그쳤고, 6개월물은 3.103%에서 3.135%로 2.2bp 상승했다.

그러나 2년물은 3.628%에서 3.760%로 13.3bp, 3년물은 3.750%에서 3.935%로 무려 18.5bp나 상승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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