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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넣은 키옥시아, 이젠 생산동맹?…SK하이닉스 日투자 셈법은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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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 투자금 회수 마무리…남은 CB 향방 주목

키옥시아·샌디스크 2032년까지 5조엔 추가 투자

日 소부장 경쟁력·정부 지원에 투자 매력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꺼내 들면서 SK하이닉스의 일본 투자 구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대한 기존 투자금 상당 부분을 이미 회수했지만, 키옥시아 최대주주와 연결된 전환사채(CB)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키옥시아가 샌디스크와 일본 내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일본 정부 역시 해외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SK하이닉스가 기존 자본 관계를 생산 협력으로 확장할지 주목된다.

제 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서 개회사 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4조 투자서 시작된 관계…남은 핵심은 CB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관계는 2017년 도시바메모리 인수 컨소시엄 참여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총 3천950억엔을 투자했고, 이 가운데 2천660억엔은 베인캐피털 펀드에, 1천290억엔은 키옥시아 지분과 연계된 전환사채(CB)에 투입했다.

베인캐피털의 지분 매각으로 펀드 투자금 회수는 사실상 마무리돼 현재 전략적 의미가 큰 자산은 CB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키옥시아 지분 14%대를 보유한 최대주주 SPC의 의결권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2028년까지 키옥시아 동의 없이 의결권 15%를 넘길 수 없고 전환 과정에서 각국의 반독점 관련 절차도 거쳐야 한다.

최 회장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의 장래 전략 안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간다면 우리는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며 공동생산과 공장 건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투자를 종료하겠다고 밝혀, 남은 투자 관계를 실제 생산 협력으로 연결할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올랐다.

키옥시아 로고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키옥시아·샌디스크, 日 생산능력 대대적 확대

키옥시아는 최근 인공지능(AI)용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해 일본 내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지난달 27일 일본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2032년까지 일본에 310억달러 이상, 약 5조엔을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양사가 지난 25년간 일본에 투자한 금액도 약 9조엔에 달한다.

키옥시아는 같은 날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제3제조동(K3) 건설을 위한 부지 정비에도 착수했다. K3는 2029회계연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일본 요카이치와 기타카미에서 플래시 파트너스와 플래시 얼라이언스, 플래시 포워드 등 3개 생산 합작사인 '플래시벤처스'를 운영하고 있다. 키옥시아가 공장을 소유하고 웨이퍼를 생산하며, 생산장비는 합작사가 보유하거나 임차하는 방식이다. 지분은 키옥시아 50.1%, 샌디스크 49.9%다.

플래시벤처스는 키옥시아 소유 생산시설 전체 제조능력의 약 80%를 차지하며 양사는 생산량을 대체로 절반씩 구매할 권리를 가진다. 공장과 장비 투자를 나눠 맡고 생산량을 배분하는 구조로, 최 회장이 언급한 공동생산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곽 드러낸 600조 SK 용인클러스터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日 소부장 경쟁력에 정부 지원까지

업계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환경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현지 생산거점 투자가 상당히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첨단 반도체 완제품 경쟁에서는 과거보다 위상이 떨어졌지만 실리콘 웨이퍼와 포토레지스트, 제조장비 분야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다. 신에츠화학과 섬코(SUMCO)가 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도쿄일렉트론과 디스코, 어드반테스트, JSR, 도쿄오카공업 등 주요 소재·장비 업체도 밀집해 있다.

일본 정부가 해외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지난 1년간 AI 경쟁에서 자칫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히 커졌다"며 "과거와 달리 해외 기업의 일본 투자에 대해서도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대만 TSMC의 구마모토 제2공장에 최대 7천32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투자에도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소재·부품 업체가 집적돼 생산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리스크와 문화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복수의 일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사실도 언급했다.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JASM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샌디스크와 2034년까지 동맹…공동생산 방식은 변수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생산 협력에 나서려면 기존 샌디스크와의 합작 생산체제를 고려해야 한다.

샌디스크가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최신 연차보고서(10-K)에 따르면 "플래시벤처스가 운영되는 동안 당사와 키옥시아는 제3자와 협력해 플래시 기반 메모리를 제조하거나 키옥시아와 체결한 계약에서 정한 생산능력을 넘어 생산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지난 1월 일부 합작계약을 기존 2029년 말에서 2034년 말까지 5년 연장해 3개 플래시벤처스의 종료 예정 시점을 모두 2034년 말로 맞췄다. 샌디스크는 제조서비스와 지속적인 제품 공급을 대가로 2026~2029년 키옥시아에 총 11억6천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양사의 공동생산이 현실화하려면 기존 플래시벤처스 계약과 충돌하지 않는 투자·생산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별도 합작사 설립이나 기존 생산체제와의 연계 등 구체적인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소재·장비 생태계와 정부 지원, 기존 키옥시아와의 자본 관계는 SK하이닉스의 일본 투자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반면 샌디스크와의 장기 생산동맹은 협력 구조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로, 남은 CB를 지분 강화나 생산 협력에 활용할지 여부가 향후 투자 셈법을 가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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