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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딜러들, 글로벌 현장에서 보는 '엔 캐리' 청산 징후는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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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자본 흐름에 미칠 파장에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본 10년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때 글로벌 채권시장의 안정적인 자금 유입 경로가 뒤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일본 10년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현재 3.01%에 거래됐다.

일본 10년물 3%라는 기준치는 일본의 자체적인 자금 조달 비용뿐 아니라 일본을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미국 국채 매입국 중 하나로 만든 투자 흐름을 전환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의 재팬 타임즈에 따르면 도쿄와 런던, 싱가포르, 시드니 등의 채권 딜러와 펀드 매니저들은 최근의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의 원인 중 하나는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보유 자산을 매도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일본 자금의 해외 수요 감소를 감지했다는 것으로, 일본이 해외 채권에 넣어둔 2조4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당장 쏟아져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자금 회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본 정부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달 22일까지 이미 해외 채권 순매도액이 연초 대비 3조 엔을 기록했는데, 이는 채권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 헤드인 마이클 와이드너는 "일본 투자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봐서 잘 알고 있다"며 "그들은 아마 지난 25년간 엔화 표시 채권(일본 국채 등)의 비중을 적정 수준보다 작게 가져갔을 텐데, 이제는 엔화 자산이 더 매력적으로 변하면서 자산을 재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심플렉스 자산운용의 펀드 매니저인 치바 토시노부는 자신이 미국 국채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섰으며. 최근 일본 금리가 최고점에 도달하기 직전 일본 10년물 국채 매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치바 매니저는 "3%가 넘는 일본 10년물 국채를 매수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라며 "대부분의 생명 보험사는지금 당장 매수할 강력한 유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빼내 다시 일본으로 돌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이전까지 일본이 최대 외국인 채권 보유국이었던 호주 시장에서도 자본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씨티그룹의 호주 및 뉴질랜드 시장 세일즈 헤드인 라이언 엘리스는 "올해 일본 투자자들은 (호주 자산에 대해)매수 축적보다는 위험 노출액을 상당히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본국 시장 선호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호주 시장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으로 압박을 받았고, 이것은 철저히 수익률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대표적 연기금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가 지난 7월 국내 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을 때 글로벌 채권시장은 요동친 바 있다.

1조8천억 달러 규모의 거대 공룡인 GPIF가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일본의 다른 기관 펀드들은 국내 투자 기회를 재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자산운용에 따르면 일본의 82개 기업 연기금 대상 설문에서 국내 채권 보유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 결과를 보면, 펀드들은 높은 환 헤지 비용 속에서 해외 채권 보유량을 계속 줄여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는 물론, 프랑스와 호주 국채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 채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미즈호은행 런던 지점의 선임 전략가인 나카지마 마사유키는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통화 헤지 기준으로 국내 채권의 상대적 매력도가 향상됐다"며 "해외 자산에서 일본 고정금리 자산으로의 전환이 촉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만기 미국 국채 금리의 격차는 최근 2년 사이 100bp 넘게 축소됐다.

영국 세인트제임스 플레이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저스틴 오누에쿠시는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 국채 및 해외 채권의 한계 매수자들이 갑자기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현재 일본 채권과 해외 채권과의 상대적 가치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이 부분이 실제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주요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포지션은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됐다. 이들의 투자 기조가 단번에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

다만, 세계 주요 차입국(정부)들이 과도하게 부채를 늘리고 환율 리스크가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해외 수익률을 좇기보다 일본 본국 시장이 더 나은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설명했다.

일본의 스테이트스트리트 자산운용의 선임 채권 전략가인 루 마사히코는 "핵심은 대규모 자금의 본국 회수가 아니라, 일본이 해외 채권의 한계 매수자 역할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최대 저축 국가에 나오는 추가적인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기간 프리미엄을 밀어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자료 : 연합뉴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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