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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9부 능선 넘은 홈플러스, 회생채권자 25%가 남긴 과제는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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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되면서 기업회생 절차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당초 이번 달 관계인집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법원의 강제 인가 혹은 파산 수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사업 지속성을 둔 불안감이 계속됐다.

최악의 결과인 파산으로 치달을 경우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채권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는 데다 홈플러스 점포 개발 사업장이 포함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현실화로 롯데건설로도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었다.

다행히 채권자들의 찬성 속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 수순을 밟으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경계감은 해소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채권자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를 필두로 대형 기관들이 찬성을 외친 것과 달리, 중소기업과 일부 개인투자자는 반대 의견을 표했다.

회생담보권자와 주주조에서 전원 찬성한 것과 달리, 회생채권자조에서는 약 2조4천800억원 중 1조8천800억원가량(75.90%)만이 동의를 표했다.

기권을 포함해 남은 25%가량의 채권자는 세 차례에 걸쳐 수정한 이번 네 번째 회생계획안에 여전히 의구심을 드러낸 셈이다.

문제가 된 건 회수 기한이다.

회생계획안 인가 시 카드매출채권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를 포함한 다수의 개인 투자자는 5차 연도부터 10차 연도까지 변제 대상이 된다.

이날 관계인집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회생계획안이 100% 변제를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단채를 포함한 변제는 5차 연도부터 10차 연도에 걸쳐 이뤄진다"며 "3개월 상환이라는 말에 넣었던 투자금이 10년 만에 돌아온다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최소한 긴급 자금으로 1차 회계연도에 30% 이상, 2차 연도에 누적 50% 이상 변제를 명시해 달라"며 "최소한의 생계 장치를 넣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점포 정상화부터 협력업체 회복, 자산매각, M&A까지 모두 성공해야 가능한 이번 회생계획안에 대한 수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에 일부 투자자들이 '옳소'를 외치기도 했으나 75%가량의 찬성 속에서 힘을 잃었다.

전단채 투자자의 경우 대부분 관계인 집회마저 참석할 수 없었다.

전단채는 주로 카드매출채권 유동화물이었다는 점에서 카드매출채권을 보유한 카드사에 채권자의 권리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존폐에 따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결정되는 투자자들이지만 카드사의 뒤에 가려져 회생 과정에서 정당하게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셈이다.

이에 이들은 관계인집회 전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보호 없는 회생, MBK 책임 없는 회생, 추가 DIP와 공익채권만 앞세워 기존 피해자의 회수 가능성을 더 악화시키는 회생 계획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관계인집회에서 롯데카드 측 대리인이 개인 투자자들의 수정 의견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긴 했지만 이에 대한 홈플러스 관리인 측의 대답은 "특별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회생계획안에 성실히 임하겠다" 정도였다.

한동안 개인 투자자는 리테일 채권 열풍을 타고 BBB급 이하 기업들의 채권 조달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이들에게 홈플러스라는 친숙한 회사명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란 신뢰로 작용했다. 초우량 채권 대비 높은 수익률과 안전자산이라는 채권의 입지 또한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든든한 조달 우군이었던 이들은 절대 금액상 소수 지위로 밀려나며 힘을 잃게 됐다. 카드매출채권 유동화의 사각지대 또한 이들의 목소리를 빼앗았다.

문제는 리테일 채권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절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리테일 창구를 통해 채권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 사태로 또다시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관 위주로 움직여온 채권시장이지만, 그사이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팔린 채권 속에서 개인 투자자의 자금도 상당해졌다.

쌈짓돈을 걸고 채권을 사들인 개인에게 회생절차의 충격은 기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수밖에 없다.

다수결의 논리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기업회생이지만 개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증권부 피혜림 기자)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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