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인구 고령화가 성장을 제약하는 진짜 경로는 노동력 부족보다 생산성 둔화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를 감안할 때 정년 연장 등 노동 공급 확대 정책을 넘어 고령층의 생산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 확산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한국은행·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중구 한은 본점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인구구조 변화, 경제성장 및 기술적 적응'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신 교수는 고령화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노동투입과 생산성 경로로 분해해 고령층의 노동참가와 이민, 자동화 등 완충 수단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살폈다.
분석 결과 고령화가 성장을 제약하는 경로로 가장 크고 지속적이었던 것은 노동이나 자본 투입이 아닌 총요소생산성(TFP)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고령화가 생산성 증가를 느리게 만드는 이유로 혁신과 확산, 재조정 등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기술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업가 정신과 위험 감수는 주로 젊은 층에서 활발하다. 인구 고령화는 이 같은 경향성을 약하게 만든다.
또 생산성이 증가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경제 주체들이 빠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노동자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자 하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해 기술 확산의 속도가 느려진다.
마지막으로 재조정은 새로운 기업의 시장 진입과 비효율적 기업의 퇴출을 말한다.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시장에 들어오면서 효율성이 개선되는 순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창업은 통상 젊은 층이 주도한다.
신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되면 고령층의 노동참가율이 상승해 노동력 부족이 상당 부분 상쇄되지만, 생산성 둔화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민도 고령화의 성장 제약을 자동으로 완화하지 못하며, 자동화는 인적자본과 조직 역량 등 보완 요소가 갖춰질 때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고령화는 노동공급뿐 아니라 생산성의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 교수는 고령 노동자의 생산성을 보완할 수 있는 AI(인공지능)와 로봇 등 기술이 널리 확산해야 하며 정책도 보건과 기술혁신 등 다양한 측면을 아우를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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