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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α '미래대응기금' 떴다…벌써부터 군침 흘리는 여의도

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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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운용·투자풀 대신 OCIO 활용 유력

수주 기근 OCIO 시장에 '초대형 먹거리'

위탁 규모·선정 방식 놓고 업계 촉각

기획예산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정부가 100여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의 운용을 금융투자회사에 맡기기로 하면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형기금 수주 기근에 시달리는 OCIO 시장에 모처럼 초대형 먹거리가 등장할 거란 기대감에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821조원 규모 '2027년 예산안'은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예산안은 상임위별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특히 예산안에는 162조3천억원 수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계획이 포함돼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등을 재원으로 한다. 그간 기획예산처는 '더 벌면 더 쓰고, 덜 벌면 덜 쓰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용해 왔는데, 그러다 보니 국가 대표 수출산업인 반도체 업황에 따라 나라 살림도 크게 출렁이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게 미래대응기금이다.

호황기 넘치는 재정을 저축해 뒀다가, 불황기 세수가 줄었을 때 꺼내쓰는 적금통장인 셈이다.

정부는 최근 10년간의 내국세 증가세를 웃도는 세수를 별도로 적립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수 부족이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대비한 재정 안정장치로도 쓴다.

정부가 내년도 세수 전망을 토대로 산정한 기금 규모는 총 162조3천억원이다.

이 중 45조4천억원은 사업비로 지출한다.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에도 12조5천억원을 쓴다. 나머지 104조4천억원이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다만 실제 여유자금은 이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이달 말 올해 세수를 다시 추계한 뒤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도 미래대응기금에 추가로 적립할 예정이어서다. 올해 추가 세수 규모에 따라 수십조원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100조원을 훌쩍 웃도는 여유자금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커지자, OCIO 업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OCIO란 쌓여가는 여유자금을 직접 굴릴 여력이 안 되는 연기금·국가기관·법인 등이 외부 투자전문가인 증권사나 운용사에게 권한을 주고 대신 굴리게끔 하는 제도다.

저보수인 데다 운용실적을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본력과 전문인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업계 새 먹거리로 공을 들이고 있다.

예산처는 기금 여유자금의 운용을 이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신 맡기는 'OCIO'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전문 자산운용사(운용기관)를 통해 주식·채권 등 자산에 투자하고 국채 이자율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해 기금 수입도 알차게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채 이자율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려면 여유자금을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만 넣어둘 수 없다. 주식과 채권 등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도 조정해야 한다. 100조원이 넘는 대형 자금을 직접 굴릴 전문 운용조직이 기획예산처에 없다는 점도 외부 위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증권업계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이 확정되면 예산처가 여러 주간운용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유자금 운용 대상이 수십조원만 돼도 한 회사가 전부 맡기에는 운용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후보군으로는 공적기금 운용을 맡고 있는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우선 거론된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연기금투자풀·산재보험기금), 미래에셋자산운용(연기금투자풀·주택도시기금), 신한자산운용(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증권사도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업계가 아직 국회 문턱도 넘지 않은 미래대응기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의 수주 가뭄 영향이다.

주택도시기금과 산재·고용보험기금 등 기존 대형 공적기금 시장은 이미 소수의 대형사를 중심으로 굳어졌고, 새로 나오는 대형 수주도 드물다.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중 일부만 외부에 맡겨져도 사업자들간 수탁고 격차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실제 위탁 규모와 주간운용사 수, 선정 시기와 참여 업권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법 제정안 통과 후 구체적인 자산운용 방안을 검토하겠단 방침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국채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운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등 유사 연기금(에셋오너) 사례를 참고해 외부 별도의 자산운용사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에 별도 조직을 꾸려 직접 운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외부 기관에 맡길 가능성이 높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운용 방식이나 기관 선정 방안이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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