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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외환분석] 월러가 넓힌 '스트라이크존'…흐르는 달러-원

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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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4일 달러-원 환율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따른 달러 약세를 반영하며 연저점을 또다시 경신할 전망이다.

전일 서울장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엔화 강세에 1,350원대로 내려선 달러-원은 런던과 뉴욕장을 거치면서 낙폭을 더 확대했다.

◇워시 의장에 제동 건 '비둘기'…월러 이사 발언 주목

간밤 달러-원 추가 하락을 이끈 것은 월러 이사의 발언이었다.

잭슨홀 회의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매파적 면모를 내비친 데 따라 시장의 추는 9월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었지만 연준 내부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월러 이사는 워싱턴DC 행사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 레넌의 노래를 빗대 "디스인플레이션에 기회를 주자(give disinflation a chance)"며 향후 2주 동안 발표되는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겠다고 밝혔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를 두고 "기다려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금리 인상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는 셈이다.

월러 이사는 향후 통화정책을 야구의 스트라이크존에도 빗댔다.

그는 자신을 '주심'으로 표현하면서 투수와 타자가 경기를 하려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즉 연준의 반응 함수를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결국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는 월러가 그어놓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는 첫 주요 지표가 된다.

실제로 월러 발언 직후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급락했고 달러인덱스도 한때 98.83 아래까지 밀리기도 했다.

달러-원 역시 뉴욕장에서 1,355.30원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오전 6시에는 전일 서울장 종가(1,359.30원)보다 1.80원 낮은 1,3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화까지 강세…네고·역외 매도도 계속

엔화 강세도 여전히 달러-원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전장보다 3엔가량 급락하며 155엔대로 내려왔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최근 엔화 움직임에 대해 "아무것도 만족하지도, 안심하지도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임전 태세"라고 강조하면서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가 한층 높아졌다.

레이트 체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9월 금리 인상 기대까지 더해졌다.

전일 서울장에서도 엔화 강세는 달러-원 하락을 이끈 주요 재료였다.

수급 역시 달러 매도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한 달러 매도가 이어졌고 역외에서도 커스터디를 통한 매도가 하방 압력을 더했다.

한화오션의 대규모 선박 수주 소식도 향후 환 헤지를 위한 선물환 매도 기대를 키웠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소폭 순매수 전환했으나 그 전까지 4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한 만큼 관련 역송금 수요는 약하지 않다. 하지만 이를 네고 물량이 받아내고 있어 환율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밤 美 고용…월러의 '조건부 동결' 시험대

이날 시장의 시선은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로 향할 전망이다.

특히 월러 이사가 향후 데이터에 따라 금리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직후라는 점에서 고용지표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간밤 미국 지표도 일방적으로 연준의 동결을 지지하지는 않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4로 시장 예상치 54.3을 웃돌았다. 특히 물가지수는 전월 70.3에서 72.6으로 올라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의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한 만큼 고용까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월러 발언 이후 후퇴한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시장 둔화가 확인된다면 월러의 '조건부 동결'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해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6%, 나스닥 종합지수는 1.40% 각각 올랐다.

다만 최근 달러-원이 짧은 기간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1,350원대에서는 저점 결제 수요와 숏커버가 유입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이날 달러-원은 엔화 강세와 연준 금리 인상 기대 후퇴, 네고 우위 수급을 반영해 1,350원 선 하방을 우선 시험하되 미국 고용보고서를 앞둔 경계와 극단적인 기술적 과매도가 추가 낙폭을 제한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56.1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장 종가 대비 2.70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윤시윤 기자)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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