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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미소금융인데 공급은 3배 차…4대 은행 엇갈린 성적표

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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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정부가 미소금융 공급 규모를 두 배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실제 자금 집행을 맡은 4대 시중은행의 공급 실적은 최대 3배 가까이 격차를 보였다.

KB·신한·우리은행 산하 미소금융재단은 올해 3월 말 출시·확대된 청년·취약계층 대상 미소금융 상품 3종에 각각 20억원 넘게 공급한 반면 하나미소금융재단은 8억6천만원에 그쳤다. 공급 목표가 가장 작았던 하나는 달성률도 11.9%로 최하위였다.

특히 하나은행의 청년 대상 신상품 공급액은 다른 세 재단 평균의 30%에도 미치지 못해 정부의 청년 금융지원 확대 기조에 제대로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개 은행재단의 미소금융 신상품 3종 누적 공급액은 총 81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급 목표액 441억원의 18.4%다.

정부는 지난 3월 미소금융 공급을 연간 3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늘리고 청년층 대출 비중도 10%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청년 미래이음 대출과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을 신설하고 청년 운영자금 지원을 확대했다.

차주 발굴과 상담·심사, 대출 실행은 각 재단이 맡았다. 이는 정부가 공급 목표를 늘려도 재단의 집행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실제 지원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재단별 격차는 목표액보다 대출 집행 과정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25억원, 신한미소금융재단은 24억7천만원, KB미소금융재단은 22억7천만원을 공급했다.

세 재단의 실적이 20억원대 초중반에 모인 것과 달리 하나미소금융재단의 공급액은 8억6천만원에 그쳤다.

공급 목표도 차이가 났다.

KB미소금융재단의 목표액은 128억원, 우리미소금융재단은 122억원, 신한미소금융재단은 119억원이었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의 목표액은 72억원으로 다른 세 재단 평균인 123억원의 58.5% 수준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실제 공급액은 나머지 세 재단 평균인 24억1천만원의 35.6%에 불과했다. 목표액에서 나타난 차이가 집행 과정에서 더 확대된 셈이다.

목표 대비 공급률은 신한 20.8%, 우리 20.5%, KB 17.7%, 하나 11.9% 순이었다. 하나는 공급 목표가 가장 작았지만, 달성률도 가장 낮았다.

격차는 정부가 공급 확대의 중심에 둔 청년 대상 상품에서 더욱 뚜렷했다.

청년 미래이음 대출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햇살론유스 등 기존 정책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미취업·취업 초기 청년에게 연 4.5% 금리로 최대 500만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신한미소금융재단은 이 상품으로 15억8천만원을 공급해 목표의 71.8%를 채웠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14억9천만원을 공급해 67.7%, KB미소금융재단은 11억원을 공급해 47.8%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의 공급액은 4억3천만원, 목표 달성률은 33.1%였다. 공급액은 신한의 27.2%, 우리의 28.9% 수준이다.

같은 조건의 상품을 취급한 다른 은행재단들이 목표액의 절반 안팎 이상을 공급한 점을 고려하면 상품 자체의 수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다.

청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한도를 기존 2천만원에서 최대 3천만원으로 확대한 운영자금에서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6억2천만원을 공급했고 KB는 5억7천만원, 신한은 3억7천만원을 공급했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의 공급액은 1억2천만원이었다.

두 청년 상품을 합친 공급액은 우리 21억1천만원, 신한 19억5천만원, KB 16억7천만원이었다. 하나는 5억5천만원으로 나머지 세 재단 평균인 19억1천만원의 28.8%에 그쳤다.

정부가 미소금융 확대의 중심에 둔 청년 지원에서부터 재단별 집행력의 격차가 나타난 셈이다.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 공급액도 KB 6억원, 신한 5억2천만원, 우리 3억9천만원, 하나 3억1천만원 순이었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은 지원 대상과 자금 용도가 서로 다른 신상품 3종 모두에서 4대 은행재단 가운데 공급액이 가장 적었다.

특정 상품의 수요뿐 아니라 차주 발굴과 상품 안내, 상담·심사 및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는 공급 체계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이 같은 실적은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내놓은 포용금융 확대 구상과도 대비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하나미소금융재단에 1천억원을 추가 출연하고 이를 정부의 금융소외자 대상 신상품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총 16조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그룹 포용금융 최고책임자를 지정하고 성과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등 현장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그룹 전체 포용금융 목표의 60% 이상을 이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소금융 신상품으로 범위를 좁히면 목표 달성률은 11.9%에 머물렀다.

그룹이 발표한 전체 포용금융의 이행 속도와 금융이력이 부족한 청년·취약계층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미소금융의 집행 속도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포용금융에는 보증대출과 중금리·서민금융, 채무조정 등 여러 사업이 포함돼 두 달성률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 공급 규모만으로는 금융권에서도 자금 접근성이 가장 낮은 차주에게 자금이 얼마나 전달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의 집행 부진은 하나만의 과제는 아니다.

지난 6월 말까지 전체 수행기관이 공급한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은 89억9천만원으로 목표액 1천억원의 9.0%에 그쳤다. 4대 은행재단의 달성률도 KB 7.3%, 신한 6.9%, 하나 6.7%, 우리 5.0%로 모두 한 자릿수였다.

청년 미래이음 대출에서는 은행재단별 집행 격차가 확인됐고 금융취약계층 생계자금에서는 수행기관 전반의 더딘 공급 속도가 드러난 셈이다.

재단의 차주 발굴과 상담·심사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부가 공급 목표를 늘려도 실제 대출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소금융은 재원을 확대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청년과 취약계층에 자금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품별 수요와 이용자 특성, 재단별 상담·심사 및 공급 실적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집행이 상대적으로 더딘 부분은 그 원인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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