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증권, 환율 하락에 '삼전닉스' 목표주가 하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60원대 밑으로 곤두박질치며 원화 강세가 굳어지자 국내 증시에는 오히려 경계감이 번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에 따른 대규모 무역 흑자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등 국내 수급 요인이 환율을 가파르게 끌어내리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오히려 주력 수출 대형주들의 실적 훼손 우려를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는 수급 우위 장세가 주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9%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무역수지 역시 대규모 흑자가 누적된 상태다. 월말과 월초를 맞아 이들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시장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며 달러 하방 압력을 키웠다.
외국계 커스터디 자금 유입과 국내 중공업체들의 대형 선박 수주 소식까지 연이어 전해지며 외환시장은 매도 물량이 매수세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익 기대를 높여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상단을 누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주력 수출 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들의 원화 환산 이익을 증발시켜 하반기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불안감이다.
당장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반도체 투톱의 실적 눈높이가 하향되고 있다.
씨티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환율 하락을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나란히 내려 잡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으로 인해 3분기에만 약 5조 원 규모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기반한 메모리 업사이클의 펀더멘털은 유효하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이 장부상 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란 진단이다.
자동차 업종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 부진이라는 악재에 이어 환율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맞았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원화 강세는 고스란히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과거 환율 상승기마다 누렸던 막대한 환차익 프리미엄이 이제는 실적 방어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돌아온 셈이다.
물론 원화 강세 국면에서 뚜렷한 반사이익을 누리는 업종도 존재한다. 은행과 보험 등 대형 금융주들은 환율 하락으로 외화 환산 이익이 발생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개선된다.
자본 여력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이 기대하는 주주환원 정책의 규모와 속도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밀, 대두, 천연가스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음식료 업종과 전력·유틸리티 업종 역시 원가 부담을 대폭 덜어내며 하반기 수익성 개선이 점쳐진다.
글로벌 동종 업계(피어)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상대가치와 눈높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환율 급등기 당시 대형 수출주가 누렸던 막대한 환차익 규모를 떠올려보면,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는 반대로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